(엑스포츠뉴스 소공동, 유준상 기자) 그 어느 구단보다 '유망주'에 진심인 팀, NC 다이노스가 성공적으로 드래프트를 마쳤다.
NC는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김휘건(휘문고·투수)을 비롯해 선수 12명을 지명했다. NC는 이날 드래프트 기념 유니폼을 준비해 선수들에게 입히는 특별함을 더했다.
이어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는 임상현(대구상원고·투수)과 김민균(경기고·투수)이 지명됐고,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는 홍유원(대구고·투수)과 최우석(비봉고·투수)이 공룡군단 일원이 됐다.
6라운드 이후에는 손주완(동아대·투수), 김세훈(경북고·내야수·한화로부터 지명권 양도)-원종해(장충고·투수), 조현민(충암고·내야수), 고승완(연세대·외야수), 김재민(광주진흥고·포수), 11R 김준원(투수·경북고) 순으로 '공룡 군단' 일원이 됐다.
드래프트 종료 후 기자를 만난 임선남 NC 단장은 "우리 팀은 지난해 구단이 세운 동일한 원칙으로 드래프트에 임했다. 매 라운드 포지션에 대한 안배보다는 남아있는 선수 중에서 좋은 선수, 잠재력이 크고 가치가 높은 선수를 지명하고자 했다"고 복기했다.
이날 NC가 가장 먼저 지명한 선수는 김휘건이다.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우완투수로, 향후 NC 마운드에서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팀이 그동안 젊은 투수들의 활약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만큼 김휘건도 자신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지명 결과 못지않게 화제가 됐던 건 김휘건의 지명 소감이다. 이틀 전부터 직접 소감을 준비한 김휘건은 "휘문고 116기 투수 김휘건입니다"라고 운을 뗀 뒤 "첫 번째 선수로 뽑아주신 NC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지도해주셨던 휘문고 이사장님, 교장선생님, 감독님, 코치님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가장 고생하신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항상 믿어주시고 지원해주셔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엄마, 아빠 사랑합니다"고 말했다.
또 김휘건은 "마지막으로 창원에서 태어났고 창원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어렸을 때 NC 다이노스를 보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돌고 돌아 다시 NC로 왔기 때문에 NC가 주신 사랑을 1000배로 돌려드리겠다. NC를 위해 제 오른팔을 바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테이블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던 임선남 단장은 "'엔터테이너'로서의 자질도 있지 않나 싶다. 요즘 같은 시대엔 야구를 잘하는 게 1번이지만 팬들을 즐겁게 해 드릴 수 있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그런 면에서 기대 이상으로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뿌듯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NC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먼저 타임을 요청한 팀이었다. 이후에도 몇 차례 스카우트팀, 구단 관계자들이 짧게나마 논의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임 단장은 "타임을 여러 번 불렀다"고 웃은 뒤 "특정 라운드가 상대적으로 크게 고민이었다기보다는 서로 생각하는 장단점이 있으니까 비슷한 가치라고 느껴지는 선수 사이에서 원칙에 가까운 선수가 누구인지 나와 스카우트 팀의 의견을 비교하는 시간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체로 예상대로 흘러간 드래프트이긴 했지만, '의외의' 선수가 있었다면 바로 원종해다. 장충고에서 황준서, 조동욱(이상 한화 이글스), 육선엽(삼성 라이온즈), 김윤하(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했던 투수로, 6라운드까지 지명되지 못하다가 나머지 네 선수보다 늦게 이름이 호명됐다. 또 이날 현장에 참가한 30명의 선수들 중에서 가장 늦게 원종해의 이름이 불리기도 했는데, 원종해의 지명이 확정된 이후 선수들 사이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임선남 단장은 "원종해 선수의 경우에는 7라운드까지 남아있을 줄 몰랐다. 또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것도 몰랐다"라며 "우리도 보면서 약간 뭉클하기도 했고, 그런 만큼 좀 더 많이 노력해주고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은 기대가 있다"라며 "나머지 하위 라운드에 지명된 선수들도 우리가 생각할 때 1군에서 쓸 수 있는 장점을 보고 뽑았기 때문에 시기는 달라도 언젠가 올라오면 한 번씩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기대감을 표했다.
신인 선수들에게 건넨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임 단장은 "모든 선수는 장단점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만든다는 건 아니고, 오히려 구단이 지향하는 '육성 시스템'은 각 선수별로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그걸 활용하는 게 우리 팀의 육성 철학이다"라며 "선수들에게도 얘기했지만, 지명 라운드나 계약금은 달라도 같은 출발선에서 서는 것이고 이제부터 또 노력해야 본인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1군에 올라와서 활약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NC는 투수, 야수 가리지 않고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뚜렷한 팀이다. 팀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활약은 팀의 버팀목이 됐고, 올핸 그 성장이 결과물로 하나씩 나타나는 중이다.
임선남 단장은 "실제로 우리 팀 선수단을 보면 많이 젊어졌다. 올라와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하위 라운더가 많다. 이 선수들도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고, 또 구단은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 공정하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점을 당부하고 싶다"고 전했다.
사진=소공동,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