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이강인이 뛰는 프랑스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이 올 여름 주전에서 밀려난 선수들을 대거 중동으로 처분하는 '창고대방출'로 약 2300억원의 짭잘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유력지 '레퀴프'와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PSG 미드필더 마르코 베라티는 프랑스를 떠나 카타르 스타스 리그(Qatar Stars League) 알 아라비 SC로 향한다.
카타르 리그는 한국 선수들이 많이 거쳐간 리그로, 국가대표 미드필더 출신 정우영(1989년생)과 윙어 남태희가 뛰었던 '알 사드',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구자철이 뛰었던 두 구단 '알 코르'와 '알 가라파'가 속한 곳이다.
현재는 전북 현대에서 알 두하일로 지난 여름 이적한 김문환이 뛰는 리그이기도 하다.
PSG가 베라티 이적으로 받는 돈은 약 4500만 유로(약 640억원)로, 베라티 활약상에 따라 추가 금액 약 500만 유로(약 70억원)를 더 받을 수 있다.
베라티는 당초 2026년까지 파리에 머무를 수 있었으나, 거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단 팀 훈련에 불참한 뒤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에도 양해를 구해 이달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 명단에 빠졌다.
이로써 PSG는 중동으로 선수들을 상당수 매각해 나름대로 거액을 챙기게 됐다. 빅클럽의 경우, 우수 선수를 데려오는 것 못지 않게 필요 없는 선수들을 제값 받고 내다파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PSG는 괜찮은 수익을 올렸다는 평가다.
PSG는 사우디와 카타르 등에 선수를 팔아치워 1억 2300만 유로(약 17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는데, 베라티까지 판매해 수입을 1억 6800만 유로(약 2300억원)까지 늘렸다.
PSG는 앞서 베라티 외에도 네이마르(알 힐랄), 조르지뇨 바이날둠(알 이티파크) 등을 따라 중동으로 거취를 옮기며 선수 생활 마지막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베라티는 PSG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중앙 수비수 압두 디알로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베라티는 오일 머니를 배후에 두고 PSG에서 원래 받던 연봉 1500만 유로(한화 약 210억원)보다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해당 이적은 PSG 재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축구 이적 전문 포털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PSG는 올 여름 이적료 수입으로 총 1억 9400만 유로(약 2760억원)를 벌어들였는데, 이 중 중동에서 온 이적료만 1억 6800만 유로"라고 밝히며 "PSG가 선수들을 보다 비싼 값에 매각할 수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레퀴프'에 따르면, 베라티는 독일 강호 바이에른 뮌헨,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첼시, 스페인 라리가 바르셀로나 등 대형 구단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PSG가 제시한 이적료가 너무 비싸 해당 팀들이 영입에 난색을 표시했다.
1억 유로(한화 약 1400억원) 가격표를 제시한 PSG는 아무도 베라티를 사 가려는 클럽이 없자 점점 내려 7000만 유로(한화 약 1000억원)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너무 비쌌다.
결국 중동으로부터 4500만 유로의 입찰을 받은 후에야 베라티를 처분할 수 있었다.
또한 유럽 이적시장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시장은 각각 9월 1일과 9월 7일에 닫혔기 때문에 18일에 문을 닫는 카타르가 베라티를 품을 수 있었다.
베라티는 2012년부터 PSG에서 11시즌 416경기를 뛰고 11골 61도움을 올리며 거의 레전드급 활약을 펼쳤다. 만약 21경기를 더 뛰었다면 PSG 레전드 센터백 장 마르크 필로제를 넘어서 구단 최다 출전자가 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청춘을 바친 PSG에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카타르로 떠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