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저만 힘든 거 아니에요. 모든 야구선수들이 다 고생하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 투수 임기영은 올 시즌 51경기 4승 2패 1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6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리그 최정상급 불펜 요원으로 거듭났다. 지난해까지 선발과 롱릴리프 보직을 오갔지만 올해는 전문 셋업맨으로 완전히 정착해 팀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KIA가 지난 8월 2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3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8연승을 내달린 기간 동안 임기영은 6경기 6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임기영이 올 시즌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뽐내면서 KIA가 가을야구로 향하는 길도 수월해졌다. 정확하게는 임기영이 없었더라면 KIA가 후반기 20승 11패 1무, 승률 0.645를 기록하면서 4위로 도약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임기영은 올해 리그 불펜 투수들 중 가장 많은 70⅓이닝을 소화했다. 불펜 최다 이닝 2위 KT 박영현(63⅓이닝), 3위 SSG 노경은(62⅔이닝), 4위 두산 김명신(62⅓이니)과 비교하면 임기영의 활약은 더 두드러진다.
다만 임기영이 전문 셋업맨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었던 탓에 KIA 팬들은 임기영의 체력 문제를 늘 걱정한다. 워낙 뛰어난 피칭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임기영이 올 시즌을 건강히 완주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임기영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외려 몸 상태와 구위가 좋을 때, 팀이 자신을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오르는 게 즐겁다며 KIA의 가을야구를 위해 모든 걸 쏟겠다는 각오다.
임기영은 지난 1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나만 힘들고 고생하는 게 아니다. 기록 때문에 팬들이 저를 걱정하실 수는 있지만 야구선수라면 시즌이 시작하고 이 시기에는 누구나 다 힘들다"며 "나는 오히려 길게 쉬면 몸이 무거워지더라. 투수코치님이나 트레이닝 파트에 얘기해서 괜찮다고 나갈 수 있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내가 던지고 싶다고 말을 많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영은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크게 붙었다. 스스로도 "내가 이렇게 잘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투구 밸런스에 만족하고 있다.
타이트한 상황에서 타자와 승부하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다. 불펜에서 대기하며 어느 타이밍에 자신이 등판할지 예상하고 몸을 푸는 루틴도 최근 확실하게 생겼다.
임기영은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고 타자들과 공격적으로 승부하려고 한다"며 "내가 빠른 템포로 던져야만 타자들이 공격에서 더 집중력을 가질 수 있다.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이닝을 끝내겠다고 마음먹고 등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승부처에서 나갈 때는 몸도 많이 긴장하고 들떴는데 지금은 중요한 게임을 계속 던지니까 괜찮아졌다. 팔도 금방 풀리는 스타일이다"라며 "최근 우리 팀 타선이 강하기 때문에 무조건 최소 실점으로 막는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임기영은 KIA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더 높은 순위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남은 시즌에도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붓고 싶어 한다.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홈 구장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포스트시즌 등판이 없었던 아쉬움을 올해는 꼭 풀고 싶다.
임기영은 "내가 좋을 때 더 자주 나가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안 좋을 때 내가 던지면 마이너스겠지만 지금은 계속 던지면서 KIA의 순위 상승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2017년 통합우승이 정말 행복하고 기뻤다. 올해 그때의 분위기를 팬들과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5위로 시즌을 마치면 광주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할 수 없으니까 무조건 많이 이겨서 높은 순위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KIA 타이거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