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의 유럽 선수 영입 행보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이 그들의 이적시장 기간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지난해 12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으로 유럽 선수 영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사우디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엄청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적시장 초반까지만 해도 리오넬 메시, 루카 모드리치, 세르히오 라모스 등이 사우디 이적을 거절하며 정상급 선수들을 품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지난 2022 발롱도르 수상자 카림 벤제마의 알 이티하드 이적으로 다시금 선수들의 사우디 이적이 탄력을 받았다.
벤제마 이적 이후 은골로 캉테, 하킴 지예시, 에두아르 멘디, 칼리두 쿨리발리, 로베르투 피르미누,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등 전성기 나이 선수들을 데려왔으며, 후벵 네베스라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미드필더 영입에도 성공했다.
사우디 구단 중 한 곳인 알힐랄은 이적시장 중반부였던 지난 7월 당시 이적료로만 1억 7660만유로(약 2472억원)의 순 지출을 기록한 사실이 알려지며 팬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사우디를 향한 세계적인 선수들의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리야드 마레즈,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 조던 헨더슨 등 프리미어리그와 세리에A 주요 선수들이 합류했고, 최근에는 네이마르라는 초대형 스타가 알힐랄로 이적하며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네이마르는 알힐랄 입단 영상에서 "새로운 리그에 합류할 수 있어 너무 신나고 행복하다. 나는 도전을 즐기고 좋아한다. 리그가 성장하기 위해 돕고 싶고, 그들은 이미 수많은 도전과 영입을 했다. 경쟁적인 리그라는 점이 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다"라며 알힐랄 합류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표했다.
사우디는 이에 그치지 않고, 손흥민과 모하메드 살라,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등을 차기 시즌 이적시장 매물로 올려뒀다는 소식까지 이어져 내년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행보도 더욱 엄청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사우디의 엄청난 이적시장 투자가 이어지자,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은 사우디 리그 이적시장에 강한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다.
사우디 리그는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 주요 구단들의 여름 이적시장이 현지 시각으로 9월 1일에 마감하는 것과 달리 9월 20일에 이적시장을 마감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20일 정도 더 긴 기간이며, 유럽 구단들은 1일과 20일 사이에 선수가 사우디로 향하게 된다면 대체자 영입 없이 속수무책으로 시즌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점에 가장 먼저 불만을 표한 것은 위르겐 클롭 감독이다. 클롭 감독은 최근 팀의 핵심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가 알 이티하드 이적설에 얽히며 이적시장 막판 팀의 핵심 자원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카타르 매체 비인스포츠는 "살라는 알 이티하드 이적에 동의했다"라며 살라는 이미 사우디행에 동의했으며, 리버풀을 설득하는 과정만이 남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클롭은 해당 이적설에 대해 "우리는 받은 제안이 없다. 살라는 리버풀 선수이고, 그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필수적인 선수다. 무언가 있다고 해도 대답은 '아니오'일 것이다. 그는 리버풀에 100퍼센트 헌신하고 있다. 더 이상 말할 것이 없다"라며 살라의 이적 가능성을 부인했다.
클롭은 사우디 리그의 이적시장 기간에도 강한 반감을 표하며 "좋지 않다. 사우디가 축구 시스템의 일부가 되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과 동시에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라며 사우디가 유럽 축구와 공생하기 위해서는 이적시장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롭의 의견에 동참한 감독은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이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아르테타는 9월 1일 이후 사우디 리그가 선수를 더 영입할 수 있는 것이 불공정하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테타 감독은 "그들은 이제 경쟁자이기 때문에 공정하지 않다. 그것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단의 기본적인 원칙은 대체자를 찾지 못하면 9월 1일 이후 선수를 판매하지 않는 것이지만, 내가 구단의 결정을 대신 할 수는 없다. 그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고, 발언권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들은 이제 우리의 경쟁자가 되었기에 이런 상황은 이상적이지 않다"라며 사우디 리그가 유럽의 경쟁자가 됐기에 동등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스널도 최근 토마스 파티,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등이 사우디 이적에 휘말리며 이적시장 이후 사우디의 제안으로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기에 이런 상황에 대한 반감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프리미어리그 감독들의 반발과 함께 사우디 리그의 이적시장 영입 행보가 이어진다면, 유럽축구연맹(UEFA)과 사우디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우디가 최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대신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일부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에 사우디 리그와 유럽축구연맹이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