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임병욱이 팀의 3연승을 견인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복귀 첫 시즌을 맞아 조금씩 1군 적응도를 높여가면서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임병욱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14차전에 8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 2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 2볼넷을 기록했다.
임병욱은 첫 타석부터 제 몫을 해냈다. 키움이 0-2로 뒤진 3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호투하던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 출루한 뒤 김준완의 적시타 때 귀중한 만회 득점을 안겼다.
임병욱의 활약은 계속됐다. 키움이 1-4로 끌려가던 4회말 2사 1루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팀이 3-4로 뒤진 7회말에도 무사 1루에서 중전 안타를 쳐내며 무사 1·2루 찬스를 연결했고 김혜성의 1타점 2루타 때 역전 득점까지 기록했다. 8회말 마지막 타석도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경기 내내 롯데 마운드를 괴롭혔다.
키움은 임병욱을 앞세워 롯데를 7-6으로 제압하고 주말 3연전을 스윕했다. 임병욱은 8월 20타수 8안타, 타율 0.400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며 한층 자신감을 얻게 됐다.
임병욱은 "4회말 홈런은 역전이나 동점이 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좋아하기보다는 게임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했다"며 "2군에서 강병식 코치님과 함께 스트라이크 존을 조금 좁혀 놓고 치는 훈련을 많이 했던 부분이 도움이 됐다. 맞는 순간 넘어갈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앞으로도 종종 이런 타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병욱은 2014년 덕수고를 졸업한 뒤 1차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특급 유망주였다. 당시 입단 동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보다 신체 조건, 파워, 잠재력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임병욱은 프로 무대에서 많은 성장통을 겪었다. 포지션을 유격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한 이후 2016 시즌부터 1군 출장 비율을 늘려갔지만 좀처럼 유망주 껍질을 깨뜨리지 못했다.
2018 시즌 타율 0.293 124안타 13홈런 60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주전으로 발돋움했지만 이후 단 한 번도 1군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채 상무(2021-2022)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쳤다.
임병욱은 "군대에 다녀오니까 내 위치가 달라졌다. 선수로서 마냥 어리기만 했던 시절이 지났고 어느덧 입단 10년차가 됐다"며 "플레이를 할 때마다 항상 (프로) 선수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타 팀에서 온 선수들도 많은데 아직 남아 있는 프랜차이즈 선수들도 이렇게 조금은 건재하다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뭔가를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1회초 수비 때 무리한 시도가 나왔던 것 같다"며 "그라운드 안에서 팬들, TV 중계를 보시는 분들께 이 선수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괜찮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타격감도 나쁘지 않고 오늘 기록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성실하게 열심히 한다면 시즌이 끝난 뒤 조금은 뭔가를 이루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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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