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특유의 지능적인 투구로 시즌 2승을 손에 넣었다. 상대 타선의 성향을 파악한 맞춤 볼배합으로 빅리그 11년차 투수의 관록을 뽐냈다.
류현진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 시즌 2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38개), 체인지업(18개), 커브(16개), 컷패스트볼(11개) 등 총 83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 최고구속은 144km, 평균구속은 141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100km 초반대 느린 커브로 신시내티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놨다.
토론토가 9-2로 크게 앞선 5회말 무사 1·2루 고비에서는 TJ 홉킨스를 삼진, 매클레인을 포수 파울 플라이, 크루스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발휘했다.
2회말 2실점도 3루수 맷 채프먼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류현진은 채프먼의 실책 후에도 흔들림 없이 이닝을 끝냈고 3회부터 5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2.57에서 1.89로 내렸다. 시즌 2승, 빅리그 통산 77승을 거두고 '코리안 몬스터'가 아직 건재하다는 걸 입증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을 통해 "나는 신시내티 타자들이 매우 공격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볼카운트 싸움에서 앞서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 부분이 내 경기에서 핵심이었고 나는 이것을 할 수 있었다. 우리 팀 타선도 초반에 득점 지원을 해줬다"고 이날 게임을 돌아봤다.
MLB닷컴은 "류현진은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대부분의 예상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왔다"며 류현진의 역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빅리그 커리어에 큰 위기를 맞았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를 감안하면 선발투수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뒤따랐다.
하지만 류현진은 지난 1년간 착실하게 재활 과정을 밟으며 부활을 준비했다. 지난 6월 라이브 피칭, 7월 마이너리그 등판을 거쳐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고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복귀 등판을 가졌다.
볼티모어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쓴맛을 봤지만 이후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4이닝 노히트 피칭으로 부활의 날개를 폈다. 비록 클리블랜드전에서는 상대 타자의 타구에 맞고 쓰러지면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피칭 내용은 훌륭했다.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비자책 투구로 부상 복귀 후 첫승을 수확한 뒤 일주일 만에 다시 오른 마운드에서 또 한 번 호투로 시즌 2승까지 따냈다.
류현진 특유의 '닥터K' 본능이 살아난 것도 긍정적이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7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건 지난 2021년 10월 4일 볼티모어전 이후 22개월 만이다.
캐나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컬슨 스미스 기자는 "류현진이 효과적인 투구를 펼치며 시즌 평균자책점을 1.89로 떨어뜨렸다"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사진=USA 투데이 스포츠/AFP/A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