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이번에도 '문단속'은 완벽했다. SSG 랜더스 마무리투수 서진용이 11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세이브 부문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SSG는 20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12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면서 5연패에서 탈출했다.
이날 SSG가 뽑은 점수는 4회말 박성한의 솔로포, 8회말 2사 만루에서 고우석의 폭투 때 홈을 밟은 3루주자 강진성의 득점이 전부였다. 다시 말해서, 마운드의 힘으로 LG를 제압했다는 이야기다.
경기 중반까지 순항을 이어간 선발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8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1탈삼진 1실점으로 KBO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했고, 9회초에 앞서 서진용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서진용은 선두타자 홍창기의 좌익수 뜬공으로 손쉽게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후속타자 신민재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도루까지 허용했다. 순식간에 1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린 서진용은 김현수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서진용은 2사 2루에서 폭투로 신민재의 3루 진루를 허용했고, 3루수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친 오스틴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으면서 스코어는 2-2 동점이 되는 듯했다. SSG 벤치는 곧바로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는데, 3루수 최정의 정확한 송구가 오스틴의 발보다 1루에 먼저 도착했다. 그러면서 원심이 번복되면서 아웃 판정과 함께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뻔했던 서진용은 그제서야 한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후 서진용은 "어차피 1루와 2루가 비어있었기 때문에 오스틴과 어렵게 상대해도 다음에 자신 있는 타자들이 쭉 나오기 때문에 최대한 강하게, 어렵게 상대하려고 했다. 솔직히 최근 타격감이 가장 좋은 오스틴이긴 했는데, 나도 자신이 있었다. 좋은 타자와 투수의 맞대결이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피칭했다"며 "주자가 나가면 오히려 어떻게든 빨리 타자를 삼진으로 잡아서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2사 2루에서 폭투가 나오면서 신민재가 3루로 간 게 '포크볼러' 서진용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그는 "어떻게 보면 직구 다음으로 가장 자신있는 구종이 포크볼이기 때문에 엄청 낮고 앞에 던질 생각이 없었고, 코스를 믿고 던지기 때문에 오히려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더 낮고 강하게 던지려고 했던 것 같다"고 크게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주무기인 포크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서진용은 "25구 중에서 24개의 포크볼을 던졌을 때도 좋은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포크볼에 자신감이 있고, 한 번쯤 직구 올 타이밍에 포크볼이 가운데로 들어가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며 "포크볼을 항상 유인구로만 쓰라는 건 없지 않나. 타자에 따라서, 또 유리한 카운트에서 높게 스트라이크 존으로 던지는 것도 있기 때문에 구종은 한 가지이지만 여러 방식으로 쓸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팀의 연패가 길어지면서 서진용의 등판 기회도 부쩍 줄었다. 그러다 보니 12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5일간 휴식을 취하면서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던 서진용은 "코치님들, 선수들과 얘기하는 게 나갈 땐 많이 나가는데 못 나갈 땐 너무 못 나가서 '출장 정지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고 웃은 뒤 "어쨌든 이렇게나마 오랜만에 세이브를 하니까 소중한 걸 다시 한 번 느꼈고 세이브 상황이왔을 때 감사하게 생각해서 (세이브를) 얻으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