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 주전 포수 박동원이 역전 만루포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LG는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4차전에서 6-3으로 승리하면서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날 SSG 랜더스가 롯데 자이언츠에 6-10으로 패배하면서 선두 LG와 2위 SSG의 격차는 7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마운드에서는 선발투수 이정용의 퀄리티스타트 호투가 있었다면, 타선에서는 박동원의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팀이 1-2로 끌려가던 2사 만루에서 김대우의 5구 커브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터트렸다. 개인 통산 6번째 만루홈런이자 LG 이적 후 첫 만루홈런이었다.
단숨에 승부를 뒤집은 LG는 분위기를 바꾸면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고, 염경엽 LG 감독도 "공격에서 초반에 잔루가 많아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박동원이 시즌 첫 만루홈런을 치면서 막혔던 흐름이 수월해졌다"고 박동원을 칭찬했다.
경기 후 박동원은 "솔직히 처음에는 볼넷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했고, (김)대우 형 공을 친 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었다"며 "초구가 볼이 들어오길래 '치지 말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또 직전 타자(김민성)에게 볼넷을 내줬지 않나. 근데 2구가 스트라이크가 되는 순간 생각이 좀 바뀌었고, 1타점보다 2타점이 더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만루포를 친 소감을 밝혔다.
이전까지 김대우를 상대로 통산 11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박동원은 "기억도 안 난다. 운이 좋았다. 공이 가운데로 오는 바람에 더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같이 경기를 했던 선수이기 때문에 그 선수의 성향을 잘 아는데, 안 맞더라. 또 예전에 잘 친 타구가 박승규 선수의 호수비로 잡힌 적도 있다"고 돌아봤다.
또한 전날 번트 수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박동원은 이날 2회말 무사 1루에서 강한울의 희생번트 시도 때 정확한 송구로 1루주자 호세 피렐라를 2루에서 잡아내며 아쉬움을 만회했다.
그는 "(전날 김현준의 타구는) 내가 잡을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 두 번째 타구(김성윤의 번트 시도)는 잡을 수 있는 공이었음에도 안 좋은 상황이 일어나니까 자신이 없어서 가질 못했다. 그래서 앞에 오는 걸 웬만하면 내가 다 처리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가파른 홈런 페이스를 보였던 박동원은 전반기에만 15홈런을 몰아쳤으나 후반기 들어 주춤하면서 3홈런에 그치고 있다. 박동원은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전에는 타구가 안 뻗어서 내야를 못 넘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또 히팅 포인트가 앞에서 잘 맞다가 어느 순간 안 맞기 시작하면서 장타도 안 나왔던 것 같다"고 부진의 이유를 분석했다.
타격에 있어서 매년 여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박동원은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가려고 한다.
그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렇게 힘든 상황이 또 오더라. 근데 과거를 되돌아보니 성적으로 안 나와서 힘들긴 했지만, 팀이 1위를 달린 적이 없었고 지금 우리 팀이 계속 선두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해주고 있으니까 오히려 이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똑같이 연습을 하면서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 목표도 단 한 가지, '우승 포수'다. 박동원은 골든글러브 욕심에 대해 "우승하면 좀 더 확률이 높지 않을까"라고 미소를 지은 뒤 "일단 우승이 첫 번째인 것 같다. 노시환(한화 이글스) 선수가 잘 치고 있어서 내가 커리어하이를 달성한다고 홈런왕을 달성할 수는 없지 않나. 내 눈에 더 가까운 목표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측면에서) 우승이 좀 더 가까운 데 있는 것 같아서 그걸 위해 달려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LG 트윈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