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내야수 이도윤은 2023 시즌 정규리그을 1군이 아닌 2군에서 맞이했다. 지난 3월 시범경기 기간 10타수 1안타 1타점으로 코칭스태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자연스레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이도윤은 지난해 2015년 입단 후 1군에서 가장 많은 80경기에 출전했지만 타격 기록은 타율 0.159(113타수 18안타) 1홈런 8타점으로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빠른 발과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은 분명 팀에 큰 보탬이 되지만 공격력이 약점이었다.
하지만 이도윤은 지난 5월 20일 올해 첫 1군 콜업 후 줄곧 1군 엔트리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중이다. 59경기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8타점 6도루로 타격이 크게 향상됐다.
팀 내 입지도 올라갔다. 대주자, 대수비 롤에서 언제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도 이상하지 않을 중요 야수가 됐다. 아직 완전한 주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정은원, 하주석 등 기존 주축 야수들을 긴장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도윤은 "아직은 항상 훈련을 마치고 라인업이 나오기 전까지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고 웃은 뒤 "항상 게임에 나가게 되면 언제나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도윤은 올 시즌 대기만성 선수의 길을 걷고 있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3라운드 전체 24순위로 입단한 유망주였지만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은 뒤 프로 9년차인 올해 서서히 잠재력을 터뜨리는 중이다.
결과론이지만 지난 4월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된 뒤 퓨처스리그에서 한달간 꾸준히 경기를 뛰었던 부분이 이도윤에게 큰 도움이 됐다.
이도윤은 1군 콜업 직전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타율 0.346(26타수 9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5월 20일 1군 무대를 처음으로 밟을 수 있었다.
이도윤은 "처음에는 차라리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고 싶었다. 작년에 1군에서 많이 뛰기는 했지만 정기적으로 나가지는 못했었고 루틴을 만들 새도 없었다"며 "올해 괜찮았던 부분은 2군에서 꾸준히 게임을 나가면서 감을 찾는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또 "(개막전 때)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있었다"며 "2군에서 제대로 몸 상태를 만들어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시 도전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생존을 위해 주 포지션 유격수는 물론 2루 수비까지 열심히 훈련했던 부분도 빛을 발하고 있다. 한화 코칭스태프로는 상황에 따른 야수 운용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이도윤은 "워낙 수비 훈련을 많이 했다. 또 중요한 상황에 투입되다 보니까 어느 위치에서 뛰어도 긴장도 안 되고 편하다"며 "처음에는 포지션마다 타구 바운드 측정이 달라서 어려웠지만 많은 훈련량으로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력적으로도 힘들지 않다. 더위도 잘 안 타고 게임이 끝난 뒤에는 웬만하면 곧바로 쉬려고 한다. 입맛이 없을 때도 뭐라도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후반기에도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빌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