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줄곧 '뛰는 야구'를 강조해왔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보여줬던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는 정규시즌에도 이어졌고, LG가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무기가 됐다.
그러면서 돋보였던 선수가 바로 내야수 신민재다. 2019년 1군 데뷔 이후 줄곧 대주자나 대수비로 뛰던 선수가 서서히 자신의 입지를 넓히더니 이제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덕분에 정규시즌 개막 이후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대로라면 신민재는 1군 데뷔 5시즌 만에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에게 충분히 기회를 부여한 벤치의 믿음과 신민재의 노력이 수치로 나타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기에 LG는 또 한 명의 '스페셜리스트'에게 기대를 건다. 바로 외야수 최승민이다. 지난 18일 NC 다이노스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최승민은 퓨처스리그에서 통산 13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을 과시했다. 외야수 문성주의 뒤꿈치 상태가 좋지 않아 예상보다 콜업 시점이 빨라졌고, 이적한 지 열흘 만에 1군의 부름을 받아 28일과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첫 날에는 안타와 타점으로 눈도장을 찍는가 하면, 이튿날에는 대주자로 나와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에 결승 득점을 안겼다. 6-6으로 팽팽하게 맞선 10회초 무사 2루에서 오스틴 딘의 2루수 뜬공 때 태그업을 시도한 2루주자 최승민은 3루까지 달린 뒤 후속타자 오지환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트레이드 전부터 구단과 사령탑이 최승민에게 기대했던 부분이 단 두 경기 만에 나타난 것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30일 두산전에 앞서 "대주자라는 것은 어떻게든 1사 3루를 만들어야 하니까 다른 주자보다는 훨씬 공격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유격수 땅볼이 나왔을 때 다른 주자는 3루에 못 가도 대주자는 3루에 가야 한다"며 베이스에 붙지 않는다는 건 본헤드 플레이다. 발이 좀 느린 주자면 야수가 공을 놓쳤을 때 가야 하니까 하프 웨이를 해야 한다"고 전날 최승민의 태그업을 돌아봤다.
이어 염 감독은 "그런 1점 차 승부에서는 그만큼 대주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 후반에 대주자가 확실하게 있는 팀과 없는 팀, 또 그 역할을 확실하게 알고 움직이는 팀과 없는 팀은 1점 차 승률에서 엄청난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염경엽 감독은 "그 대주자가 1년에 3승은 만들어준다. 그렇게 하면 팀 순위를 최소한 한 단계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며 "대주자에 대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은 없지만,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고 대주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LG는 신민재에 이어 최승민의 가능성까지 확인함과 동시에 팀의 장점을 확실하게 부각시키면서 7월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8월과 9월, 그리고 가을야구까지 경기 후반 LG 벤치가 어떤 움직임을 가져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LG 트윈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