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퓨처스 올스타전이 한창이던 15일 부산 사직야구장. 남부리그 선수들이 머물고 있는 1루 더그아웃에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나타났다. 박치왕 상무 야구단 감독과의 만남에 미소가 끊이질 않았던 그는 바로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이었다.
2012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구자욱은 첫 시즌이 끝나자마자 상무 야구단에 지원, 곧바로 군입대를 택했다. 그러면서 2013년과 2014년 퓨처스리그를 통해 기량을 끌어올렸고, 소속팀에 돌아온 첫해(2015년)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팀 입장에서도 구자욱이 빠르게 자리잡은 게 반갑기만 했다.
수많은 지도자들을 만났지만,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건 박치왕 감독과 함께한 시절 덕분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박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못하는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15일 본 경기에 앞서 열린 팬사인회에서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분이고, 나한테는 엄청 특별한 감독님이다. 내가 상무에 있을 때 수많은 지도를 받으면서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항상 안부를 묻고 연락하는 사이다. 오랜만에 봬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한 걸음에 바로 달려갔다"고 미소를 지었다.
옛 스승은 구자욱에게 평소 어떤 이야기를 건넬까. 구자욱은 "일단 몸 관리만 잘하면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시고, 항상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상무 시절에 많은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추억을 회상하며 '항상 자욱이가 최고다'라는 말씀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최고의 스승님이다"고 전했다.
7년 연속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던 구자욱은 지난해 99경기 0.293 5홈런 38타점 OPS 0.741로 주춤했고, 올 시즌에는 6월 초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러나 크고 작은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고,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올해 올스타전 출전 기회까지 얻었다. 덕분에 오랜만에 구자욱은 옛 스승과의 만남도 가질 수 있었다.
이튿날 열린 본 경기에서는 가발을 쓰고 화장을 한 상태로 타석에 들어서는가 하면, 걸그룹 뉴진스의 '어텐션(attention)'에 맞춰서 춤을 선보여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여러모로 전반기가 힘들었던 구자욱이지만, 올스타전을 통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