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연투 소화에 야수의 실책까지 마무리투수에게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 그러나 KT 위즈의 마무리투수 김재윤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KT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4-3으로 승리를 거두고 위닝시리즈를 확보, 7위 탈환에 성공했다.
타선이 선발 전원 안타를 달성하고도 4점을 뽑는 데 그치면서 흐름이 순탄치는 않았지만,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 불펜투수들의 호투가 승리로 이어졌다.
마지막 이닝이 최대 고비였다. 김재윤은 팀이 1점 차로 앞선 9회말에 구원 등판, 첫 타자 주성원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여기에 후속타자 김준완의 희생번트 때 1루수 박병호가 급한 마음에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실책을 범했고, 무사 1·2루의 위기가 김재윤을 압박했다.
김재윤은 후속타자 김혜성의 직선타를 잡은 뒤 1루로 송구하면서 1루주자 김준완까지 잡았다.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채우면서 한숨을 돌리는 듯했는데, 자동 고의4구로 이정후를 내보낸 뒤 임지열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면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안타 1개면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결말은 '해피엔딩'이었다. 김재윤은 김웅빈의 땅볼 타구를 몸으로 막아낸 뒤 1루로 공을 던져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제야 KT도, 김재윤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경기 후 김재윤은 "컨디션은 매우 좋았는데 첫 타자부터 안타를 내줬고, 코스도 좋지 않아서 팬분들도 그렇고 감독님께서 불안하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뒤 "(이정후와의 승부를 앞두고) 감독님이 올라오셨을 때 '(이)정후랑 승부할 것이냐 아니면 다음 타자(임지열)과 승부할 거냐'고 말씀하셨는데 아무래도 왼손(이정후)보다 오른손 타자(임지열)가 편할 것 같았고, 그 부분을 묻기 위해 올라오신 것이었다"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임지열과의 승부를 택한 게 독이 될 뻔했다. 김재윤은 "원래 몸에 맞는 공을 잘 안 던진다. 포수 (장)성우형이 역으로 스플리터 사인을 냈는데 정확하게 던지려고 하다 보니까 내가 잘 못 던진 것 같다"며 "(전날보다) 오늘 더 긴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구원 등판해 공 8개를 던진 김재윤은 이틀 연속으로 마지막을 책임졌고, 통산 150세이브에 이어 151세이브까지 올렸다.
김재윤은 "(세이브를) 많이 하니까 스스로도 기분은 좋았다. 아무래도 내가 이제까지 버텨오고 해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부심을 갖고 있기도 하고 워낙 밑에 치고 올라오는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금방 (기록을) 빼앗길 것 같다. 그래서 따라오기 전에 최대한 많이 세이브를 하려고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에는 수치상으로도 김재윤의 위력이 나타난다. 전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김재윤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1.60,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6에 불과하다.
김재윤은 "매년 똑같이 준비를 했고, 최대한 아프지 않고 구위가 떨어지지 않게끔 몸 관리만 좀 더 신경 썼던 것 같다.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고 해서 스스로도 마음가짐이 이전과는 살짝 다른 것 같다. '더 집중하고 던져야지' 이런 생각으로 하다 보니까 이렇게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재윤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팀도 마찬가지다. 김재윤은 "잘 쉬고 준비 잘해서 후반기에 좀 더 안정적으로, 더 좋은 컨디션으로 던질 수 있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