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10년 넘게 KBO리그 무대에서 활약했던 좌완투수 강리호가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강리호는 8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많은 고심 끝에 은퇴하기로 결정했다"며 "프로에 데뷔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4년이 지나 이렇게 은퇴 글을 쓰고 있으니 선수 생활 동안 희로애락 했던 많은 일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2009년 1차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강리호는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를 거치면서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했다. NC 유니폼을 입었던 2018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17홀드)를 달성하기도 했다. 1군 통산 성적은 402경기 638⅔이닝 31승 29패 48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07이다. 2009년과 2018년에는 '1이닝 9구 3탈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강리호는 기존 '강윤구'에서 '강리호'로 개명하는 등 FA 계약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해를 넘기고도 원소속구단인 롯데를 포함해 모든 구단과 계약을 맺지 못했다. FA 등급제에서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150%만 보상하는 C등급으로 분류됐음에도 행선지를 찾는 데 실패했다.
이후 강윤구는 JTBC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 도전하면서 자신의 근황을 전했고, 독립 리그의 문을 두드린 그는 가평 웨일스 소속으로 약 3개월 동안 경기를 소화했다.
강윤구는 "구위가 떨어져도 어떻게든 살려서 쓰려고 신경을 써 주신 마음, 때로는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질타와 모진 말도 해 주셨던 관심 모든 게 전부 감사했다"며 "프로야구선수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재능이 뛰어나기보다는 노력으로 14년간 1군에서 버틴 것 같다. 제2의 인생에 '몰입'을 해 보고 싶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또한 강윤구는 별도의 게시물을 통해 "운 좋게 좋은 감독님을 만나서 독립 야구단에서 3개월 정도 선발로 던지며 내 개인적인 관점에서 느낀 것은 투수, 수비는 좀 더 보완해야 하지만 방망이만 놓고 보면 프로 2군 못지않게 수준이 높았다"며 "독립 리그 선수들은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도 프로의 꿈을 가지고 절박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었다. 독립 리그에 정말 좋은 선수들이 많다. 독립 리그가 좀 더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고 리그가 더 커졌으면 좋겠다"고 독립 리그에서 뛴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다음은 강리호의 게시물 전문.
안녕하세요, 전 프로야구선수 강리호(강윤구)입니다.
많은 고심 끝에 은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009년 20살 키움에서 프로에 데뷔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4년이 지나 이렇게 은퇴 글을 쓰고 있으니 선수 생활 동안 희로애락 했던 많은 일들이 떠오르네요.
키움 8년, NC 4.5년, 롯데 1.5년 동안 팀을 옮기며 선수 생활을 하면서 제일 사랑을 많이 받았던 고향팀 키움 생각이 많이 나네요. 다른 팀에 있을 때도 항상 마음 한쪽에 키움을 그리워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절 같이 야구했던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 동료들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아프고 죄송한 마음뿐이었던 것 같네요. 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참 많이 줬던 팀이었던 것 같습니다.
NC, 롯데에서 인연을 맺었던 감독님, 코치님들, 선배님들 생각도 많이 납니다.
구위가 떨어져도 어떻게든 살려서 쓰려고 신경을 써 주셨던 그 마음들, 때로는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질타와 모진 말도 해 주셨던 그 관심들, 모든 게 전부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프로야구선수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의 찐팬이었던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저에게 썼던 시간과 관심과 마음은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강윤구라는 선수는 재능이 뛰어나기보다는 노력으로 14년간 1군에서 버텨 온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야구에만 해 왔던 몰입을 이제는 제2의 인생에 해 보고 싶습니다.
야구 때문에 알게 된 모든 분께 항상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강윤구 SNS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