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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또 제구가 발목을 잡았다.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이의리가 초반 2이닝을 잘 넘기고도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KIA는 2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1-8로 패배했다. 7회초 키움의 공격이 진행되던 중 폭우가 쏟아졌고, 결국 강우콜드 게임이 선언됐다.
이날 선발 중책을 맡은 이의리는 4⅔이닝 2피안타(2피홈런) 6사사구 5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주도권을 먼저 잡은 건 KIA였다. 선발투수 이의리가 1회에 이어 2회까지 삼자범퇴로 순항을 이어가는 사이 1회말 선취점을 뽑은 타선도 힘을 보탰다.
그러나 3회초부터 경기의 흐름이 달라졌다. 이의리는 선두타자 임지열에게 안타를 맞은 뒤 이지영의 땅볼과 김주형의 삼진으로 한숨을 돌렸으나 김준완을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여기에 2사 1·2루에서 김혜성에게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며 단숨에 리드를 빼앗겼다.
이의리의 위기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5회초 선두타자 김주형에게 볼냇을 내줬고, 김준완의 희생번트와 김혜성의 삼진 이후 이정후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후속타자 이원석과의 승부에서도 볼넷을 헌납한 이의리는 결국 2사 만루에서 박준표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박준표는 올라오자마자 이형종, 송성문에게 차례로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이의리의 승계주자가 전부 홈으로 들어왔다. 후속타자 임지열의 1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KIA가 5회초에만 내준 점수는 무려 5점. 두 팀의 격차가 7점 차까지 벌어지면서 키움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프로 데뷔 첫 해였던 2021년부터 지난해, 그리고 올해까지 이의리는 여전히 고민을 풀지 못했다. 올 시즌의 경우 '무사사구' 경기는 한 차례도 없고, 한 경기 최소 사사구가 2개였다. 볼넷을 6개나 준 경기는 27일 키움전을 포함해 세 차례에 달한다.
올 시즌 이의리의 볼넷은 60개(최다 1위)로, 2위 박종훈(SSG 랜더스·38개)과 비교해봐도 차이가 크다. 아이러니하게도 탈삼진 부문에서도 이의리는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선수만 놓고 보면 안우진(키움 히어로즈·107개)에 이어 2위(86개)다. 결국 위력적인 구위를 받쳐줄 수 있는 제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의리가 7월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