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거듭되는 '롤러코스터' 투구에 사령탑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즌 전 기대했던 안정감이 최근 완전히 실종된 모양새다.
롯데는 지난 2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9로 무릎을 꿇었다. 23일 2-1 역전승을 거두고 3연패를 끊은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곧바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패인은 마운드 붕괴였다. 선발투수로 나선 찰리 반즈가 2⅓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난조를 보이면서 어렵게 게임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제구였다. 직구 최고구속 146km를 찍는 등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컨트롤이 말을 듣지 않았다. 롯데가 0-3으로 뒤진 3회말에는 선두타자 문성주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루에 내보냈고 후속타자 김현수를 내야 땅볼로 처리하기는 했지만 초구, 2구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크게 벗어나는 볼이 됐다.
서튼 감독은 반즈의 투구수가 44개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투수를 한현희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한현희까지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난타를 당하면서 게임을 LG에 헌납하게 됐지만 벤치에서 반즈를 향한 믿음이 이전보다 덜하다는 걸 보여준 장면이었다.
서튼 감독은 이튿날 "반즈는 전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제구가 안 됐다. 12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8명의 타자에 초구 볼을 던졌다"며 "그만큼 볼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지 못했고 1회말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은 뒤 3점 홈런을 허용했다"고 복기했다.
또 "3회말에도 선두타자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는 등 컨트롤이 잘 안 됐다. 보통 같으면 반즈에 리셋할 시간을 주고 감각과 제구를 되찾을 기회를 주겠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우리 팀의 (안 좋은) 상황과 이번 주말 3연전 시리즈의 중요성을 생각해 투수를 일찍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반즈는 지난해 31경기 186⅓이닝 12승 12패 평균자책점 3.62로 롯데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했다. KBO 2년차를 맞은 올해 한층 더 원숙한 피칭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외려 13경기 68⅓이닝 4승 4패 평균자책점 4.35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가 5회뿐일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떨어지는 데다 피안타율 0.268,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43으로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맛이 사라졌다.
지난 18일 SSG 랜더스전 7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반등을 기대했지만 외려 올 시즌 최악의 투구로 고개를 숙였다. 지난해까지 범위를 넓혀도 피칭 내용이 가장 좋지 않았다.
서튼 감독도 답답하다. 반즈의 부진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선수에게 직접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쓴웃음을 지은 뒤 "반즈가 기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는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반즈는 메카닉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며 "올 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준 투구폼 영향 때문으로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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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