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조세 무리뉴 AS로마 감독이 징계를 받은 이후 UEFA(유럽축구연맹) 축구위원회 자리에서 물러났다.
독일 매체 '스포르트1'은 23일(한국시간) "UEFA로부터 4경기 출장 징계를 받은 무리뉴 감독은 불과 24시간 만에 UEFA 축구위원회에서 사임했다"라고 보도했다.
'UEFA 축구위원회'는 지난 4월에 축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조직엔 무리뉴 감독 외에도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 가레스 베일 등 축구계에서 명성 높은 이들이 다수 속해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UEFA 축구 위원회에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보통 1년에 한 번 정도 자리를 마련해 축구 규칙이나 유소년 축구 발전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는데 무리뉴 감독이 더 이상 위원회에 남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히며 물러났다.
매체는 "무리뉴 감독은 UEFA 축구 위원회 즈보니미르 보반 위원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사임을 정당화하면서 이메일 말미에 '내 결정을 알렉산데르 체페린 UEFA 회장에게도 전해달라'라고 부탁했다"라고 덧붙였다.
무리뉴 감독이 갑자기 위원회를 떠난 이유로 많은 팬들은 최근 UEFA로부터 받은 징계에 대해 큰 불만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UEFA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무리뉴 감독에게 4경기 출전 정지 중징계를 내렸음을 발표했다. 원인은 지난 1일에 있었던 2022/23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로마는 세비야와 유로파리그 우승을 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푸스카스 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를 가졌다. 연장전까지 포함해 120분 동안 싸웠음에도 1-1 스코어가 유지되자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 승부차기 끝에 세비야가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뒤, 무리뉴 감독은 이날 주심을 맡았던 앤서니 테일리 심판을 주차장에서 만나자 "넌 XX 수치야!"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무리뉴 감독은 결승전 도중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이 세비야 선수의 손에 맞았음에도 페널티킥을 주지 않은 점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다 테릴러 심판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테일러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인해 우승을 놓쳤다고 생각한 무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서 분을 참지 못해 욕설을 날렸다. 해당 장면은 영상에 담겨 SNS 상에서 퍼지면서 큰 화제를 일으켰다.
영상을 본 수많은 국제 심판들은 하나같이 무리뉴 감독에게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UEFA도 그들의 주장을 받아 들여 무리뉴 감독에게 4경기 징계를 내리며 "경기 심판에게 직접적으로 욕설을 해 규정을 어긴 무리뉴 감독은 오는 9월부터 시작될 유로파리그 조별리그부터 이 징계를 이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UEFA의 징계는 무리뉴 감독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렸고, 이에 무리뉴 감독은 UEFA 산하 조직인 축구 위원회에서 사임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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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