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13 07:23 / 기사수정 2011.06.13 07:23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역시 야구는 선발 투수가 중요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야구 패권을 나눠 가졌던 SK와 삼성은 나란히 강력한 불펜 투수를 앞세워 감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다시 선발 투수가 재조명 받고 있다. 선발이 강력한 KIA와 삼성은 최근 더욱 힘을 내고 있고, LG도 예년과는 몰라보게 다른 선발진이 9년만의 가을 잔치 진출을 타진 받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불펜 의존도가 높았던 SK마저 김광현 송은범등 선발이 살아나면서 1위를 끝내 놓치지 않고 있다. 반면 5~8위 그룹은 한결같이 선발진에 문제점을 안고 있다.
▲ KIA 삼성 명불허전
명불허전이다. KIA와 삼성은 리그에서 유이하게 1~5선발 얼개가 가장 확실하게 짜인 팀이다. KIA는 에이스 윤석민을 축으로 로페즈 트레비스 양현종 서재응이 착실하게 이길 수 있는 흐름을 만들어주고 있다. 6월 시작과 함께한 8연승 때도 KIA 선발진의 힘은 대단했다. KIA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13일 현재 3.80으로 3위이며 퀄러티 스타트 성공률은 무려 54.2%로 1위다. 선발 투수의 경기당 등판 이닝도 5.58이닝으로 5.72이닝의 삼성에 이어 2위다. 그만큼 오래, 그리고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삼성은 아예 차우찬 카도쿠라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에 이어 정인욱을 스팟 스타터로 합류해 번형 6선발로 선발진을 운용한다. 삼성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61로 2위이고, 7이닝 3자책점 이하 특급 투구 확률은 무려 24.1%에 달한다. 최근 타선이 폭발하고 있지만 삼성이 선두권을 소리소문 없이 따라붙은 결정적인 이유는 단연 기복 없는 선발진이다. KIA의 경우 시즌 초반 집단 부진과 잔부상이 있는 선수가 있었지만 삼성 선발진은 현재 장원삼을 제외하면 딱히 부진한 선수도 없다.
▲ SK LG 돌파구는 선발
SK와 LG도 역시 상위권 수성 및 도약의 키워드는 선발이다. SK는 김광현이 12일 잠실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퀄러티 스타트를 하며 되살아났고 팔꿈치 통증을 극복하고 나온 송은범도 6월 2경기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믿을만한 선발은 글로버 하나였던 선발진에 숨통을 튼 것이다. 메그레인이 여전히 불안하고 확실한 5선발이 없지만 12일 경기를 앞두고 37번 이승호가 복귀하면서 구색이 갖춰졌다. 선발 평균이닝이 4.49이닝으로 적긴 하지만 어쨌든 SK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46으로 1위다. 5월말 위기를 겪던 SK가 최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선발진이다.
LG 선발진도 두말할 필요가 없다. 주키치와 리즈가 시즌 반환점으로 치닫는 현재 10승을 합작해냈다. 그간 LG 외국인 투수들은 입국과 동시에 짐을 싸기에 바빴지만 올 시즌 외국인 투수 듀오는 LG의 1~2선발로 여엿하게 자리매김했다. 에이스 박현준도 다승왕을 노릴 정도로 성장했다. 김광삼 심수창으로 이어지는 선발진 후미가 다소 불안하긴 하지만 올 시즌 LG 선발 평균자책점은 4.26으로 4위이고 선발 평균 이닝도 5.51이닝으로 KIA 삼성에 이어 3위다. 선발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 4중은 선발 난조로 울상
반면 4강에 들지 못한 팀들은 하나같이 선발 난조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 7위로 급추락한 두산이 그렇다. 김선우 니퍼트 외에 꾸준히 선발진을 지켜주는 투수가 없다. 이용찬이 그나마 자리를 잡아주고 있지만 최근 선발로 중용된 서동환 홍상삼은 나란히 들쭉날쭉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이혜천 이현승은 이미 선발로 탈락한 상황이다. 라미레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 페르난도도 여전히 좋지 않다. 두산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68이고 평균 소화 이닝도 4.97에 그치고 있다.
넥센과 롯데는 선발진이 괜찮은 듯하면서도 내실은 좋지 않다. 넥센은 선발 평균 이닝이 4.76이닝이고 선발 평균자책점은 5.14다. 에이스 나이트를 제외하고 믿음직한 선발이 없다. 김성태 문성현 김성현 금민철 김영민이 번갈아 선발로 나왔지만 기복이 심하다. 롯데는 선발진이 기본적으로 제 역할을 해주고 있으나 이재곤 김수완의 동반 부진으로 선발진 후미가 약화된 상황이다. 장원준 사도스키 송승준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사도스키와 송승준조차 작년만큼의 아우라를 풍기지는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불펜이 허약한 현실 속에서 선발진의 난조는 마운드 약화와 더불어 타선 의존도만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근본적으로 4강 팀에 비해 선발진의 활약이 들쭉날쭉한 중, 하위권 팀들은 계산된 마운드 운용이 힘들어져 치열한 순위 싸움서 선택과 집중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릴 수 있어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는 데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반면 상위 4팀은 당연히 계산적이고 체계적인 마운드 운용을 바탕으로 착실한 승수 쌓기를 하고 있다. 올 시즌 순위 싸움의 트렌드는 단연 선발 야구다.
[사진=KIA 삼성 선발진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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