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성장해 온 선수의 스윙 같다."
롯데 자이언츠는 6월 들어 5승 11패로 주춤하며 5월까지 무서웠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1위 LG 트윈스와는 5.5 경기 차로 격차가 벌어졌고 5위 두산 베어스에는 2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지난 18일 SSG 랜더스전 7-2 승리로 4연패를 끊기는 했지만 여전히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다.
하지만 힘겨운 6월을 보내는 와중에도 소득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2년차 외야수 윤동희가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윤동희는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프로 데뷔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 올린 뒤 13일에는 사직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가동했다. 부산을 찾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겸 야구단 구단주 앞에서 멋진 홈런을 때려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18일 SSG전에서도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시즌 성적도 38경기 타율 0.298(121타수 36안타)로 준수하다. 낮은 출루율(0.318)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20살 어린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침없이 돌리는 시원한 스윙에 더 주목하게 된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윤동희의 성장세가 대견하다. "항상 성숙된 어프로치를 보여주는 타자"라고 치켜세워 주면서 윤동희의 스윙을 '미국 스타일'로 정의했다.
서튼 감독은 현역 시절 메이저리그 통산 252경기를 소화한 것은 물론 2005-2006년 현대 유니콘스(해체), 2007년 KIA 타이거즈에서 뛰어 한국 야구 문화에도 밝다. 2005 시즌에는 35홈런을 때려내며 외국인 좌타자 최초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서튼 감독의 시선에도 윤동희의 스윙과 성장세는 흥미롭게 느껴진 듯 보였다. 지금도 충분히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더 무궁무진하다고 믿고 있다.
지난 13일 한화전에서 문동주를 상대로 기록한 홈런이 대표적이다. 윤동희는 문동주가 던진 149km짜리 몸 쪽 높은 코스의 공을 그대로 받아쳐 담장을 넘겨 버렸다. 적장 최원호 한화 감독 역시 이튿날 "어려운 코스의 공이었는데 윤동희가 잘 쳤다고 밖에는 할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서튼 감독은 "윤동희의 스윙 궤적을 보면 조금 미국 선수 같은 궤적이 나온다"며 "어떤 게 맞고 틀리다의 문제가 아니다. 다만 윤동희의 스윙 궤적은 보통의 한국 타자들에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미국에서 어렸을 때부터 뛰고 성장해온 선수의 스윙 궤적을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타자들은 일반적으로 배트 중심에 공을 맞는 걸 집중한다면 윤동희의 스윙은 손이 더 (몸) 안쪽에서 나오기 때문에 몸 쪽 깊은 공도 칠 수가 있다. 일반적인 메카닉을 가진 선수들은 이런 타격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