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6.06 15:39 / 기사수정 2011.06.06 15:39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
두산이 삼성만 만나면 팬들이라도 붙잡고 울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5일 잠실 삼성전서 패배하며 최근 조금씩 상승세를 타던 분위기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6일 현재 22승 27패 2무로 4위 삼성과 4.5경기 차로 벌어졌으며, 7위 한화에 다시 1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올 시즌 두산이 이러한 지경까지 몰린 건 두말할 나위 없이 지난 5월의 대부진이다. 그러나 한 꺼풀 벗겨보면 그 안에 삼성이라는 존재가 숨어 있다.
▲ 야속한 삼성
냉정하게 말해보자. 27승 23패 2무의 4위 삼성은 현재 선두 SK에 불과 2.5경기 떨어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6위 두산은 삼성에 4.5경기 떨어져 있다. 그런데 올 시즌 두산은 삼성에 무려 8승을 헌납했다. 중간 전적은 2승 8패 1무. 간단히 말해서 두산이 삼성에 내준 8경기 중 2~3경기만 잡았더라도 현재 중, 상위권 다툼을 할 수 있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역으로 삼성도 두산전 8승 2패 1무의 성적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5~6위를 전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삼성은 올 시즌 두산을 제외하면 딱히 완벽하게 힘으로 압도하고 있는 상대는 없다.
따지고 보면 5월 대부진의 결정적인 계기도 삼성전에서 나온 것이었다. 날짜를 4월 27일로 되돌려보자. 당시 두산은 24일 대전 한화전까지 5연승을 내달리며 12승 5패 1무로 선두 SK를 턱밑에서 쫓는 2위였다. 하지만, 26일 잠실 삼성전이 비로 취소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27일 경기서 무려 0-11로 대패한 두산은 28일 경기마저 3-6으로 내줬고, 5월 초순 LG에 1승 2패를 기록하면서 완전히 분위기가 다운됐다.
여기에 5월 20~22일 대구 3연전서 모두 박빙 승부 끝에 1무 2패로 시즌 2번째 4연패를 맛보며 완전히 그로기 상태가 됐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31일~6월 2일 문학 SK 3연전서 시즌 두번째 3연승 포함 2승 1패로 좋은 분위기로 마친 데 이어 3일 잠실 삼성전서 4-3 승리를 챙기며 상승세를 잇는 듯했으나 4~5일 다시 연패하며 좋았던 분위기는 한순간에 다시 물거품이 돼버리고 말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삼성에 발목을 잡혀 최하위권 추락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두산이다.
▲ 최강 불펜 못 뚫는 방망이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속 쓰리다. 4~5일 경기서 4-11, 3-8로 완패했지만 8패 중 4패가 1점차 패배다. 두 차례 1점 차 승리를 따내긴 했지만 100% 전력을 짜낸 박빙 승부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운드 싸움에서 매번 뒤졌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의 철벽 불펜에 번번이 막혀 박빙 승부서 분투를 삼켜야 했다. 그나마 선발 투수를 공략하더라도 불펜에 막히는 사이 역전을 당하는 공식이 올 시즌 계속이어져 왔다.
설령 삼성 불펜에 블론세이브를 안겨도 결국 자신들의 허약한 마운드가 부메랑이 돼 패배를 당하고 있다. 두산도 불펜이 강한 편이지만 양적인 싸움에서 삼성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한다. 특히 임태훈이 개인사로 전력 이탈하면서 그러한 경향은 더욱 심화됐고 실제 현재 두산 불펜은 정재훈을 제외하면 딱히 완벽한 피칭을 보여주는 선수가 없다. 박빙 승부서 두산이 삼성에 무너지는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특히 오승환을 뚫지 못하는 게 두산에 가장 속 쓰린 대목. 오승환은 올 시즌 두산전서 나머지 팀보다 월등히 많은 7경기에 등판해 7⅔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 중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두산전을 제외하고 아직 자책점이 없다. 그러나 오승환은 그만큼 두산전에 많이 나왔고, 실제 세이브도 4개로 두산을 상대로 가장 많이 따냈다. 게다가 올 시즌 탈삼진 36개 중 무려 3분의 1인 12개를 두산 타자들에게 솎아냈다. 결국, 두산이 오승환에게 철저히 당한 것이다. 20일 대구 경기서 올 시즌 오승환의 유일한 블론세이브를 안기기도 했으나 그마저 9회말 신명철의 끝내기 안타로 새드 엔딩이 되고 말았다. 이래저래 올 시즌 두산은 삼성만 생각하면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사진=두산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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