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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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오피니언] '꽃가루 응원'의 피해를 아시나요

기사입력 2011.06.03 12:52

엑츠기자단 기자


 



6월의 첫날, 잠실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전날과는 다르게 KIA는 초반부터 찬스를 살리며 우세한 경기를 했고, 그 리드를 끝까지 잘 지키며 승리를 거두었다. 3루 측 관중석을 가득 메운 KIA 팬들의 응원 열기는 더욱더 뜨거웠고, 경기 후에도 응원은 멈출 줄을 몰랐다.
 
KIA 타이거즈 선수들의 멋진 승리와 팬들의 멋진 응원을 망쳐버린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일명 '꽃가루'라는 불리는 종이를 뿌리는 응원이다.
 
이 '꽃가루' 응원은 이전부터 KIA를 제외한 7개 구단의 팬들은 물론이고 KIA의 팬들도 매우 불쾌감이 있어 논란이 되던 응원인데, 이것은 유명한 KIA의 팬클럽 중 하나인 'T모' 모임에서 주도하고 있다.

단순히 그들이 기쁨을 누리기 위한 응원의 수단이라고 본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공중에 흩날리는 종이 하나하나가 관중들의 음식물이나 옷에 붙는 경우도 있어 상당한 불쾌감을 조성하고,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뿌리는 사람 따로 있고 치우는 사람 따로 있다"는 것이다.
 
종이가 관중석 바닥이나 경기장에 떨어지게 되면 그것을 일일이 손으로 떼거나 긁어내야 한다. 진공청소기나 빗자루로는 절대 그 '꽃가루'를 처리할 수 없기에 잠실구장 환경 미화원들은 KIA 타이거즈의 잠실 경기가 끝나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한다.

잠실구장에서 만난 환경 미화원 A모 씨는 "저 종이 때문에 청소하기가 너무 힘들다. 일일이 손으로 떼거나 칼로 긁어서 떼야 하기 때문에 경기 중 발생한 쓰레기를 치우는데 평소보다 두 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차라리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훨씬 나을 정도다. 예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던 걸로 아는데 개선된 점은 전혀 없다. 오히려 늘었으면 늘었지.." 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더 아쉬운 것은 이 '꽃가루 응원'을 주도하는 'T모' 모임에서는 전혀 개선의 여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 경기, 특히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LG와 두산과의 경기 때는 정도가 더욱 심하다. 게다가 자제를 요청하는 KIA의 선수들, 팬들과 응원단의 요청에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계속해서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응원을 계속한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은 물론, 경기에도 지장을 준다. 실제로 이 '꽃가루 응원' 때문에 경기가 중단되고, 홈팀에서는 전광판에 자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띄운 경우도 종종 있었다. 경기 중단으로 인해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도 인지해야 한다.
 
트위터 유저 @shineyBB 는 "무엇보다 그 응원을 받는 'KIA의 선수들'도 하지 말아달라는 메세지를 전달했는데, 계속하려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어요. 모든 KIA 팬들이 '꽃가루 응원' 을 주도하는 일부 팬들로 인하여 다 같이 안좋은 소리를 듣기만 하고.. '꽃가루 응원' 없이도 충분히 멋진 응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팬들인데 참 안타까워요" 라며 자제를 부탁했고, @badcats_J 라는 유저도 "응원은 좋습니다. 단,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응원은 자제해야 합니다" 라는 의견을 남겼다.

@Eunyoung0112 라는 유저 역시 "KIA 경기를 보러 잠실구장에 갔다가 스물스물 날아오는 꽃가루에 제 티셔츠가 오염되었어요.." 라며 피해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투타의 조화로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KIA, 일부 팬들의 아쉬운 응원 문화로 인해 '승리하고도 비난받는' 상황이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은 물론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의 모든 팬들은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응원을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 하지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응원은 절대 인정받을 수 없다.
 
야구장은 남녀노소 모든 연령층이 한데 모여 야구를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소'다.

이런 '화합의 장소' 에서 타인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다면, 그 응원은 자제해야 하는 것이 맞다. 프로야구의 높아진 인기와 더불어 국내 야구팬들의 성숙한 관전문화가 자리 잡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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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츠기자단 강산 x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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