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골 넣은 날 인종차별에 시달리는 손흥민의 모습 낯설지 않다.
지난 2월 온라인에 이어 이번엔 방송에서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당했다.
손흥민 반칙 상황을 '무술'에 비유한 영국 방송 베테랑 해설가 마틴 타일러(77)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일(한국시간) "리버풀과 토트넘 경기 도중 손흥민 반칙 상황에서 스카이스포츠 해설가 타일러가 '무술'(martial arts), '와우(wow)'라고 말했다"며 "팬들은 타일러의 발언이 인종차별 행위라고 비판에 나섰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날 리버풀전에서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7분께 코디 학포의 역습을 막는 과정에서 손을 써서 반칙했다.
주심은 손흥민에게 옐로카드를 꺼냈고, 테일러는 이 장면에서 손흥민의 반칙 상황을 '무술'에 비유했다. '무술'은 동양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태권도, 쿵후, 유도 등을 이야기할 때 쓰는 단어다.
아시아 출신인 손흥민이 반칙에 '무술'을 사용했다는 것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들리기에 충분하다.
타일러의 발언이 나오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를 지적하는 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 팬은 트위터 계정에 "아시아 선수가 옐로카드를 받은 뒤 타일러가 '무술'이라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 반대)이라는 말은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팬들도 '무술'이라는 단어가 인종차별에 해당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손흥민은 지난 2월에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당시 웨스트햄과의 경기 직후 토트넘 구단은 "오늘 경기 중 온라인에서 손흥민을 향한 부끄러운 인종차별적 욕설이 있었던 것을 인지했다"며 "우리는 손흥민과 함께 서서 소셜 미디어 회사와 당국이 조처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공교롭게 이번 리버풀전이나 2월 웨스트햄전이나 손흥민이 골을 넣고 자신의 기량을 뽐냈지만 영국 현지에선 인종차별 발언이 흘러나온 셈이 됐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첼시전에서도 상대팀 팬이 그를 향해 눈을 옆으로 찢는 제스처를 취했고, 첼시는 해당 팬에게 무기한 경기장 출입 금지 징계를 내리는 등 이번 시즌 내내 인종차별 표적이 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