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그때는 TV 중계가 없어서...정말 못 잡는 공이었어요."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아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 '퍼펙트 게임'이 무산될 때마다 한 번씩 이름이 회자된다.
지난 18일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이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8회말 1사 후 에디슨 러셀을 내야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퍼펙트 게임이 무산된 가운데 이튿날 열린 NC와 LG의 잠실 경기 사전 인터뷰에서도 퍼펙트 게임 관련 질문이 나왔다
강 감독은 KBO 역대 9호 노히트 노런이 작성된 1997년 5월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OB 베어스(현 두산) 경기 현장에 있었다. 당시 국내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던 정민철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춰 팀의 8-0 승리와 정민철의 노히트 노런을 도왔다.
이 경기에서 정민철이 허용한 유일한 출루는 8회초 1사 후 나왔다. OB 타자 심정수가 포일 뒤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1루를 밟으면서 정민철의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만약이란 없지만 정민철이 9회초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기 전까지 무사사구 피칭을 했기 때문에 낫아웃 출루만 없었다면 퍼펙트 게임 달성이 가능했다.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던 강 감독을 향한 팬들의 아쉬움 가득 담긴 비판이 뒤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강 감독은 26년 전 기억을 떠올리면서 "지금처럼 프로야구 전 경기가 중계되지 않을 때라 영상이 없다. 영상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은 뒤 "모든 분들께서 내가 바운드 블로킹을 못해서 뒤로 흘렸다고 생각하시는데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 "나는 (낫아웃 처리된 공이) 못 받을 공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분들은 제가 놓쳤다고 보시는 것 같다. 계속 얘기하면 내 변명이 될 것 같아서 그냥 (내 실수였다고) 인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진귀한 기록인 노히트 노런, 퍼펙트 게임이 외려 익숙하다는 입장이다. KBO리그 10호 노히트 노런 게임이었던 2000년 5월 18일 대전 한화-해태 타이거즈(현 KIA) 경기에서도 송진우와 호흡을 맞춘 것도 강 감독이었다.
수석코치로 맞이한 지난해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는 SSG 랜더스 윌머 폰트가 NC 타선을 9회까지 퍼펙트로 묶었던 걸 눈앞에서 지켜봤다. 다만 이 경기는 연장까지 승부가 이어지고 폰트가 9회까지만 마운드를 지키면서 공식 퍼펙트 게임으로 인정되지는 않았다.
지난 15일 인천 SSG전에서도 아찔한 경험을 했다. 9회까지 SSG 투수들에 '팀 노히트'로 묶이면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다행히 NC는 단 1안타만 치고도 SSG를 1-0으로 꺾으면서 웃으며 게임을 마칠 수 있었다.
강 감독은 "선수 때도 코치 때도 노히트 노런을 자주 봤다. 1년에 한 번씩 보는 것 같다"고 웃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