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K리그 왕조'를 구축한 전북 현대의 아우라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이제 상대에 '두려운 팀'에서 '해볼 만한 팀', '이길 수 있는 팀'이 됐다.
올해 7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전북은 2승 1무 4패, 승점 7로 9위에 처져 있다. 개막 7경기에서 전북이 4패 이상을 당한 건 지난 2008시즌(승강제 이전) 최강희 감독 2년 차로 당시 1승 1무 5패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 꼴찌로 시즌 초반을 시작한 전북은 위기를 딛고 26라운드 결과 6위를 달성, 극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이후 전북은 지난 2021년까지 단 한 번도 1~7라운드에서 2패 이상 기록한 적이 없다. 그러다가 지난해 3번 졌고 올해는 4패로 더 늘어났다.
이번 시즌 4패는 그냥 4패가 아니다. 상대가 전북을 상대로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비수 같은 역습을 감행해 일궈낸 승리가 아니었다.
전북 팬들이 무력감을 느낄만한 패배였다. 개막전으로 열린 울산과의 현대가 더비는 전반에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 뒤 패해서 질 수도 있는 경기였지만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4라운드 대구 원정과 5라운드 포항 홈 경기, 그리고 7라운드 수원FC 원정 패배는 맥 빠진 경기력 끝에 상대의 공격에 수비라인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무릎 꿇은 그야말로 졸전이었다.
그러다보니 적장들은 경기 전부터 전북을 낮게 평가하며 이겨보겠다고 달려드는 형국이다.
15일 홈에서 전북을 1-0으로 이긴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전북이)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은 우리보다 낫다고 인정한다"라면서도 "그렇지만 경기 템포나 흐름, 조직력 면에서 전북다운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어 우리가 충분히 공략할 만한 상대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의 자신감은 1-0 승리로 증명됐다.
부임 뒤 김승대(이후 복귀), 송민규, 이수빈 등 핵심 미드필더들을 줄줄이 전북에 내준 김기동 포항 감독은 올해 전북 원정에서 후반 들어 팔색조 용병술을 펼치고 2-1 역전승을 챙겨 홈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전북이 점점 동네북이 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다보니 이런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격분,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첫 경기였던 포항전부터 응원 대신 "김·상·식 나가"를 외치며 김상식 전북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그 와중에 "전북 팬들의 응원이 없어 경기하기 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상식 감독은 아직 돌파구를 모색하며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당장 오는 23일 만나는 제주(7위)가 FA컵 포함 최근 3연승 중이고, 26일 홈에서 격돌하는 대전은 16일 울산을 격침시킨 다크호스여서 전북이 이들을 상대로 '동네북' 신세를 모면하고 반등할 지는 알 수가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