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다른 종목, 다른 조건의 사례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변명이 될 수 있을까.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10년간 프리미어리그 내에서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춘 팀 중 하나다. 2011/12 시즌 이후 총 6번이나 리그 우승을 차지한 맨시티에 부족한 점은 바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다.
이는 바르셀로나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만 두 차례 차지한 과르디올라가 부임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맨시티는 매번 토너먼트에서 고전하며 우승컵과는 인연이 멀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과르디올라 감독도 챔피언스리그 우승 관련 질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질문만 들어오면 언제나 평소와는 다른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답변으로 논란을 일으키곤 했다.
맨시티가 오는 1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홈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도 그는 또 한 번 강한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야 말았다.
뮌헨전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들어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농구와 골프의 전설들을 소환했다.
그는 "잭 니클라우스는 30~40년 동안 활동하며 18번 우승했다. 우승 못 한 대회가 더 많다. 그게 스포츠다. 마이클 조던도 15시즌 동안 6번 미국프로농구(NBA) 우승을 경험했다. 그 역시 우승한 시즌보다 우승에 실패한 시즌이 많았다"며 전설적인 존재들도 우승보다 실패가 많았다고 변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자기도 실패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이었지만, 팬들을 이해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선수는 모두 각각 개인의 노력으로 우승을 경험한 바 있으며, 맨시티는 그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엄청난 투자까지 감행했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그간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모나코, 리옹(이상 프랑스), 토트넘(잉글랜드) 등 상대적으로 약팀에게 잡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가오는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이번 대회 가장 큰 걸림돌을 마주할 예정이다.
새로 부임한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은 올 시즌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더욱이 투헬 감독은 지난 2020/21 시즌에도 결승전에서 첼시를 이끌고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를 무너뜨린 바 있다.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전설들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실패에 정당성을 찾은 과르디올라 감독이 결국 그 전설들의 결말처럼 우승을 차지해 능력을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EPA/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