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마운드의 미래 강효종이 2023 시즌 첫 등판에서 쾌투를 펼치고 팀의 위닝 시리즈를 이끌었다. 다음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를 상대로 또 한 번 멋진 승부를 펼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LG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3차전에서 5-0으로 이겼다. 주중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고 기분 좋게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개막 3연전을 준비하게 됐다.
LG는 선발투수로 나선 강효종의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의 발판을 놨다. 강효종은 최고구속 152km, 평균구속 146km를 찍은 묵직한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에 낙차 큰 커브로 키움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볼넷 3개와 사구 1개가 옥에 티였지만 시즌 첫 선발등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합격점을 줄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강효종은 1군 무대 첫 등판이었던 지난해 10월 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프로 데뷔 첫승을 따낸 데 이어 2023 시즌 첫 경기에서도 승리를 수확하면서 한층 자신감을 얻게 됐다.
강효종은 경기 후 "생각했던 것보다 직구 제구가 잘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박동원 선배님의 리드와 야수 형들의 수비를 믿고 던졌던 게 5회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삼자범퇴로 막은 5회말은 직구 위주에서 변화구를 많이 던지니까 쉽게 풀렸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강효종과 이날 선발 맞대결을 펼친 건 키움이 자랑하는 '9억팔' 장재영이었다. 2002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고교시절 선의의 경쟁을 펼쳐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강효종은 일단 "장재영을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 재영이는 재영이대로 잘 던지면 되고 나는 나대로 잘 던지면 되니까 재영이를 의식하지는 않았다"며 "대신 오늘 이기면 팀이 위닝 시리즈니까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잘 던지자라는 마음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KBO리그 간판타자 키움 이정후와의 대결은 강효종도 설렜다고 고백했다. 이전부터 가장 붙고 싶은 선수로 이정후를 꼽아왔던 가운데 프로 입단 3년 만에 자신이 꿈꾸던 장면이 현실로 이뤄졌다.
강효종은 이날 이정후에 1회와 3회 볼넷을 내줬지만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다음에도 이정후를 상대할 기회가 온다면 더 완벽한 투구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강효종은 "이정후 형이랑 예전부터 상대해 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오늘 볼넷으로 두 번이나 출루시켜서 이 부분이 많이 아쉽다"며 "이정후 형을 상대할 때 어렵게 가려고 했다기보다는 그냥 제구가 잘 안됐다. 5회말에는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으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이정후와 승부 때) 잘 들어 갔다. 다음에는 (이정후 형을) 잘 한 번 잡아보겠다"고 수줍게 말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강효종을 향한 기대감이 높다. 지난 3월 시범경기 기간 일찌감치 5선발로 강효종을 낙점한 뒤 2000년대 후반 LG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봉중근과 같은 토종 에이스로 성장하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강효종은 "감독님이 저를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도 열심히 잘 던지면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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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