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4번타자 김재환이 개막전부터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리며 2023 시즌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두산은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혈투 끝에 12-10으로 이겼다. 6회까지 3-8로 끌려가던 게임을 뒤집고 저력을 발휘했다.
두산은 이날 1회말 3점을 뽐아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믿었던 선발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4이닝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면서 어렵게 게임을 풀어갔다. 불펜진까지 5회초 3점, 6회초 1점을 내주면서 게임 흐름은 점점 두산에 어려운 쪽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쉽게 무너질 두산이 아니었다. 두산은 7회말 무사 1·3루에서 이유찬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만회하면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2사 1·3루에서 로하스의 적시타로 8-5까지 따라붙으면서 롯데를 압박했다.
롯데는 셋업맨 구승민을 조기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두산에는 4번타자 김재환이 있었다. 김재환은 2사 1·3루에서 구승민을 상대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동점 3점 홈런을 폭발시켜 스코어를 8-8 동점으로 만들었다.
원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구승민의 3구째 135km짜리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 낮게 들어온 가운데 특유의 어퍼 스윙으로 그대로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의 타구를 날려보냈다.
김재환은 올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팀이 가장 필요했던 순간에 때려내면서 자신과 두산 모두 환하게 웃을 수 있는 결과를 얻어냈다. 두산은 김재환의 홈런으로 끌어올린 분위기를 놓치지 않고 8회말 역전에 성공했다.
두산은 이후 9회초 마무리 홍건희가 흔들리면서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 11회초 한 점을 더 내주면서 9-10으로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호세 로하스의 역전 3점 끝내기 홈런으로 4시간 43분 혈투에서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김재환, 로하스가 터뜨린 3점 홈런 두 방이 승패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김재환은 지난해 128경기 타율 0.248 23홈런 72타점 OPS 0.800으로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타율은 주전으로 자리 잡은 2016 시즌 이후 가장 낮았고 타점도 가장 적었다. 김재환의 2022 시즌 부진은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 때문에 부임 직후부터 '김재환이 살아야 팀이 산다'는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다. 김재환은 다행히 지난 2월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기간 고토 타격 코치와 구슬땀을 흘린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두산의 개막전 승리와 이 감독의 사령탑 데뷔 첫승을 이끌면서 2023 시즌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