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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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보다는 타선' 연장전 패러다임이 바뀐다

기사입력 2011.05.27 14:18 / 기사수정 2011.05.27 14:18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26일 올 시즌 두 번째로 하루 2경기 연장전이 펼쳐졌다. 4월 연장전은 총 6경기였지만 5월에는 벌써 11경기가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점점 연장 승부가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최근 연장전 흐름이 예전과는 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연장전의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 타선 강해야 연장전 웃는다

27일 현재 연장전서 가장 재미를 보고 있는 팀은 2위 LG로 4승 2패다. LG는 26일 잠실 두산전서 12회 접전 끝 승리를 챙겼다. 선두 SK도 같은 날 대전 한화전서 연장 10회 끝에 승리했다. SK는 연장전 3승 2패. 롯데도 연장전 2승 3무 1패로 나쁘지 않은 전적이고 최하위 넥센도 의외로 연장전서는 2승 1패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한화는 1승 2무, KIA는 1승 2패로 연장전서 재미를 보지 못했으며 두산과 삼성은 2무 2패로 아예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연장전은 박빙 승부의 결정판이다. 빡빡한 흐름 속 정규 이닝서 승자를 가리지 못할 경우 연장전서 정신적, 체력적으로 다운될 수밖에 없다. 경기시간도 4시간을 넘어가기 일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온 팀은 대부분 그 해 강 팀들이다. 전력이 약한 팀은 고비를 넘기는 힘이 떨어지기 마련. 올 시즌도 선두와 2위를 달리는 SK와 LG가 연장전서 가장 많은 승수를 챙긴 건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으로 연장전은 불펜이 강한 팀이 좋은 승부를 펼쳐왔는데 올 시즌 들어 꼭 그렇지도 않은 모습이다. 전력 누수가 있지만 투타 밸런스가 최고인 SK는 연장전서도 끄떡없었지만, 전통적으로 불펜이 강했던 삼성과 두산은 올 시즌 연장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그런데 불펜이 약한 LG는 최고의 결과를 내고 있고, 역시 불펜이 고민인 롯데도 어쨌든 6차례 연장서 단 1번만 패배했다. 알고 보면 올 시즌 연장전서 많이 웃은 팀은 대부분 타격 성향이 강한 팀이었다. SK도 불펜이 강점이지만 사실 타선 응집력도 리그 최고 수준이다.

최근 몇 경기만 봐도 알 수 있다. 26일 SK는 연장 10회 박정진을 상대로 박진만이 결승타를 뽑았다. 한화는 불펜이 허약하지만, 이날 출격한 박정진은 단연 리그 최상급 불펜 투수. LG도 같은 날 최근 좋은 투구를 보여준 김상현을 박경수-이택근이 거침없는 안타로 두들겼으며, 21일 잠실 롯데전서도 최근 호조를 띄었던 코리와 김수완을 윤상균, 이대형이 장타로 두들겨 승수를 챙겼다.

반면 삼성과 두산은 올 시즌 타선 응집력 실종 속에 비교적 믿을만한 불펜 투수들을 두고도 25일 사직 롯데전서 비기거나 26일 잠실 LG전서 패배했다. 양팀은 이미 21일 대구 맞대결서도 연장전 타격 응집력 결핍으로 무기력한 모습 끝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 허약 불펜 시대 

27일 현재 블론세이브 부문을 살펴보면 뛰어난 불펜 투수의 이름이 많이 보인다. 송신영(넥센)과 정대현(SK)이 2차례이며 선발-불펜서 연이어 좋은 피칭을 해온 고원준(롯데)과 최강 마무리 오승환(삼성)조차 1차례 있었다. 물론 오넬리(한화) 임태훈(두산) 등 기본적으로 부진한 투구를 자주 선보인 불펜 투수의 블론세이브가 많은 건 당연했지만, 수준급 불펜 투수들도 봉변을 수 차례 당했다. 그만큼 현대 야구에서 타자들의 힘이 막강해진 것이다. 타자들의 기술 향상으로 아무리 강력한 불펜 투수도 연장전 박빙 승부서 집중력 높은 타자와의 싸움을 견디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만큼 불펜 전체적인 힘은 약화된 게 사실이다. 각 팀서 소위 말하는 필승 계투조라는 괜찮은 불펜 투수들은 여럿 보유하고 있지만. 타자들의 힘과 기술을 이겨낼 만한 불펜 투수는 냉정하게 보면 삼성 오승환 정도다. 믿을만한 불펜 투수의 수가 적어 연일 계속되는 박빙 승부서 소수 정예의 필승조를 기용하다 보니 연장전서는 이들마저 얻어맞는 경우가 허다하다.

SK와 삼성을 제외하곤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위 차이가 의외로 크다. 때문에 연장전서 소수 정예의 필승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진다. 결승타를 맞은 투수 그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각 팀의 불펜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만큼 타자들의 기술이 좋아졌고, 각 팀 불펜의 전체적인 힘은 허약해지고 있다. 올 시즌 리그 불펜 평균자책점은 3.58. 작년과 재작년의 4.37, 4.52보다 낮지만 SK(2.80)와 삼성(2.33)이 평균을 크게 낮추고 있고 통상적으로 평균자책점은 여름 이후 높아져왔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리그 전체 블론세이브는 47개. 각 팀 필승조가 연일 연장전서 날카로운 창에 뚫리고 있다. 연장전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진=LG 두산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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