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정치권에서도 대한축구협회(KFA)의 '16강 특별 사면' 결정을 파헤치겠다고 나섰다.
KFA는 지난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승부조작 등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를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등 100명을 사면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유로는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 화합 및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했다.
또한 "오랜 기간 자숙하고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라고도 했다.
전격적인 발표해 팬들과 언론, 사회적인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발표 시간이 우루과이전 킥오프 1시간 전이었던 점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고, 자라나는 축구 꿈나무들에게 나쁜 선례를 보여준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면 대상자들이 누구인지도, 승부조작에 가담한 48명을 제외한 52명이 누구인지도,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는 점도 팬들이 분노한 이유였다.
승부조작이라는 스포츠 중범죄와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개인 SNS를 통해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성과를 승부조작 주범자와 나눠갖자는 축구협회, 결국 '헬(hell)피엔딩' 됐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축협의 이 결정은 아주 나쁜 선례가 되고 말았다. 이제부터 승부조작은 '안 걸리면 장땡, 걸려도 10년만 버티면 사면'이라는 공식이 갖춰졌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관련 내용이 어떻게 결정됐는지 샅샅이 조사해 국민 여러분께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 의원은 지난 2019년 장현수 병역특례 봉사활동 허위 조작을 밝혀 그의 국가대표 영구제명을 이끌어 낸 적이 있다.
한편, 거센 반발에도 KFA는 뜻을 굽히지 않을 분위기다.
KFA는 특히 "대상자 명단 공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명예훼손 위험이 있다"며 100명 공개에 대한 여론을 일축하고 '마이웨이'를 선언한 뒤 "이사회 의결이 이미 이뤄진 상태에서 가급적 신속하게 사실을 전달하기 위해 이사회 직후 배포한 것이다. 우루과이전이 시작하기 전에 발표한 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프로축구 현장에 선수 및 지도자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다만 이들에게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한 번 주기로 한 결정을 이해해달라"며 축구계 복귀는 어려운데 축구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주겠다는 이해되지 않는 발언을 내놨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