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5.21 10:05 / 기사수정 2011.05.21 10:05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전자랜드가 기로에 섰다.
인천 전자랜드는 지난 20일 국보급 센터 서장훈을 LG에 내주고 강대협과 이현민을 받아오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농구계를 발칵 뒤집는 사건이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이미 서장훈과의 FA 협상 전후부터 창원 LG와 어느 정도 이번 거래에 대한 교감을 나눴던 걸로 알려졌다. 전자랜드는 서장훈을 내보내면서 또 다른 승부수를 걸었다.
▲ 조각난 우승의 꿈
전자랜드는 2008~2009시즌 도중 서장훈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우승의 꿈에 부풀었지만 결론적으로 서장훈과 함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귀화 혼혈선수 1순위 추첨권을 획득해 문태종을 선발했고 FA로 풀린 신기성마저 잡아내면서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전자랜드 역사상 최초의 4강 플레이오프 직행. 그러나 큰 경기에 강한 전주 KCC의 벽을 넘지 못하면서 구단 창단 후 첫 우승의 꿈은 고사하고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에도 실패했다.
사실 전자랜드는 서장훈(37)-문태종(36)-신기성(36)의 나이가 적지 않게 부담스러웠다. 일단 지난 시즌에는 우승의 꿈을 위해 견뎌냈지만, 우승에 실패하면서 훗날에 대한 대비도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장훈이 FA로 풀렸고, 창원 LG에서 베테랑 슈터 강대협과 차기 시즌 막판 복귀 예정인 이현민(상무)을 영입했다. 상위권 전력 유지와 리빌딩 속에서 최대한의 절충안을 찾은 듯하다.
전자랜드는 문태종의 백업 슈터가 부족한데다 신기성의 백업 가드가 부족하다. FA 정병국 임효성을 붙잡았지만 정영삼 박성진이 상무에 입대한 상황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젊은 피 수혈이 절실했다. 이현민은 전자랜드에 절실한 정통 포인트가드는 아니지만, 재치가 있고 득점력도 있어 전자랜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시즌 후반 합류해 신기성-정병국 가드 라인에 숨통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더욱이 이현민은 이미 유도훈 감독의 창원 LG 코치 시절에 지도를 받은 바 있다. 복귀 후 순조로운 적응이 예상된다. 강대협도 문태종의 백업 슈터이자 분위기 반전용 조커로는 안성맞춤이다.
▲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다
일단 서장훈이 퇴단한 것 자체로도 전자랜드의 전력은 약화됐다고 보는 게 옳다. 가드진과 포워드진의 보강을 일궈냈으나 여전히 확실한 인사이더가 없다. 기존의 이현호와 차기 시즌 전역하는 주태수를 최대한 활용할 전망이지만 아무래도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과의 재계약 여부도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태종과 신기성이 건재하다면 작년만큼은 못하더라도 충분히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장훈의 부재로 문태종에게 공격 기회가 더욱 많이 돌아갈 것이 확실하다. 문태종의 파괴력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차기 시즌에는 문태종의 득점 폭발력이 더욱 커질지도 모를 일이다. '허슬 듀오' 이현호-이병석 콤비에 차기 시즌 막판 이현민마저 합류한다면 전자랜드가 차기 시즌 다크호스로 군림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2년 후 정영삼, 박성진이 복귀하면 이현민과 함께 가드 왕조를 구축할 수도 있다. 미래를 위해서라도 나쁘지 않은 트레이드다. 어차피 문태종도 전자랜드에서 향후 2시즌만 더 뛸 수 있다. 그 때쯤이면 신기성의 거취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현민의 영입으로 향후 두터운 가드진을 확보해 추가 트레이드에 나서면서 전력 보강을 노릴 수도 있다는 장점이 생겼다.
우승이라는 숙원 사업을 해결하지 못한 채 우승 보증수표라는 서장훈을 LG로 보낸 건 전자랜드로썬 참으로 속 쓰린 일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번 트레이드를 계기로 리빌딩의 기틀을 닦았다고 볼 수도 있다. 당장 2011~2012시즌 전력이 약해졌지만 충분히 다크호스로 맹위를 떨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모든 건 차기 시즌의 뚜껑이 열려야 알 일이다. 전자랜드의 서장훈의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까.
[사진=전자랜드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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