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시드니, 김지수 기자) '국민타자'가 모셔온 일본 베테랑 좌완 '일타강사'가 배팅볼 투수로 두산 베어스 타자들의 타격 훈련 지원에 나섰다.
다카하시 히사노리(48) 두산 투수 인스트럭터는 13일 오후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타운에서 진행된 타격 훈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김재환(35), 양석환(32), 호세 로하스(30), 김인태(29), 김민혁(27), 조수행(30), 이유찬(25), 안재석(21)을 상대로 날카로운 배팅볼을 던져주면서 모처럼 어깨를 풀었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이승엽(47) 두산 신임 감독과 요미우리 자이언츠 시절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함께 뛴 인연으로 이번 시드니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이달 말까지 두산 투수들과 동고동락하며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지난 8일 두산 합류 후 차분히 투수조 훈련을 지켜보면서 조언을 건네는 역할을 해왔지만 이날의 경우 고토 코지(54) 타격코치의 제안을 받은 뒤 공을 잡았다.
고토 코치 역시 다카하시와 현역 시절 요미우리에서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 동고동락 한 바 있다. 6살 위 대선배의 배팅볼 투수 부탁에 다카하시는 주저 없이 150구가량을 던졌다.
다카하시는 "선수들과 훈련 지원 스태프 등 팀을 위해 던진 것도 있지만 고토 코치님이 먼저 요청했다. 선배의 요청이니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아이싱과 마사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농담 섞인 소감을 전했다.
또 "배팅볼은 현역 시절에도 몇 차례 던진 적이 있지만 배팅볼은 일반적인 투구와 다르게 타자가 잘 칠 수 있도록 맞춰주는 게 중요하다"며 "김재환, 양석환 등 주축 타자들에게 던져줬는데 역시 주전답게 좋은 스윙을 가졌다는 인상이다. 너무 잘 맞아서 조금은 덜 치게 던졌어야 하는 건 아닐까 싶다"고 웃었다.
고토 코치가 다카하시에 배팅볼을 부탁한 건 이유가 있었다. 실제 피칭이 아닌 배팅볼이지만 제구력이 좋은 다카하시의 공을 쳐보는 것만으로도 타자들에게 큰 훈련이 될 수 있다는 게 고토 코치의 생각이다.
실제 다카하시의 배팅볼을 지켜본 두산 훈련 스태프들은 날카롭게 홈 플레이트로 뻗어가는 공을 보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고토 코치는 "다카하시는 컨트롤이 좋기 때문에 공을 보면서 타자들이 뭔가 느끼는 게 있지 않을까 해서 부탁했는데 선뜻 응해줬다"며 "배팅볼 투수로 영입해야 하는 건 아닐까 싶을 만큼 잘 던져줬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사진=호주 시드니, 두산 베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