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화성, 윤승재 기자) 새해 첫 승리 세리머니. 오랜 기다림 끝에 거둔 값진 승리에 IBK기업은행 리베로 최수빈은 눈물을 흘렸다.
IBK기업은행은 17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3, 25-23, 25-17)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기업은행은 4연패에서 탈출, 2023년 새해 첫 승리를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기업은행의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계속 되는 연패에 선수들은 위축됐고, 김호철 감독은 “선수들이 실수는 빨리 잊고 다음을 준비해야 하는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한 번 위축된 선수들에게 이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리베로 최수빈이 진 부담은 더 강했다. 리베로 신연경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갑자기 주전 중책을 맡게 된 최수빈은 김수빈과 함께 신연경의 공백을 메우고자 분투했으나 쉽지 않았다.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한 차례 뛴 것을 제외하고 풀타임 경험이 2017-2018시즌이 마지막이었던 최수빈에게 대담한 플레이와 선수들과의 찰떡 호흡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오히려 신연경의 빈 자리만 더 크게 느껴졌다. 신연경이 빠진 기업은행은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새해 시작과 함께 무기력한 연패에 빠졌다. “신연경이 없어 수비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다”나 “(양쪽 날개 공격이 힘들어) 가운데를 활용해보려고 하지만 신연경이 없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등의 아쉬운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최수빈과 기업은행은 3전4기 끝에 결실을 맺었다. 이날 기업은행은 최수빈을 필두로 탄탄한 수비를 과시하며 도로공사를 압도했고, 최수빈도 15번의 디그 시도 중 14개를 성공시키며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탄탄한 수비가 뒤를 받쳐주니 자연스레 공격도 살아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기업은행은 3위 도로공사를 셧아웃 승리로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호철 감독도 최수빈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그동안 개인 범실을 너무 많이 해서 부담감을 많이 느낀 것 같다. 오늘은 본인이 생각했던 대로 수비도 잘 된 것 같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팀에 많이 기여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간의 부담 때문이었을까. 오랜만의 승리 세리머니 기쁨에도 최수빈은 눈물을 훔치기 바빴다. 이를 본 동료들도 최수빈에게 다가와 그를 토닥이기 시작했고, 팬들 역시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쳐줬다.
그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신)연경이가 다치고 제가 경기를 뛰면서 연패가 이어져 힘들었는데 오늘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며 “오늘 리시브가 잘 안돼서 이 악물고 수비에 임했다. 선수들이 도와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중압감을 이겨내고 기분 좋은 승리로 부담을 던 최수빈은 다음 경기인 22일 KGC인삼공사전에서도 주전 리베로로 나설 예정이다. 이날 경기엔 희소식도 있다. 신연경이 복귀를 준비한다. 김호철 감독은 “신연경이 다음 경기부터 조금씩 나설 예정이다. 다음 경기엔 수비 대신 리시브만 시키려고 한다. 무리시키지 않고 이렇게 한 단계 씩 준비시키려고 한다”라며 신연경의 복귀에 대해 이야기했다.
신연경의 빈 자리에 부담감을 느끼던 최수빈과 기업은행엔 희소식일 터. 당분간 두 선수와 김수빈이 번갈아 리베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압감을 훌훌 털어낸 최수빈의 활약이 기업은행의 반등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및 영상=화성, 김한준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