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벤투호의 오랜 고민이었던 특급 조커 문제가 우루과이전을 기점으로 술술 풀려가는 양상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즐비한 상대를 맞아 팽팽한 공방전 속에 0-0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소중한 승점 1점을 얻어 16강으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날 벤투 감독 용병술 특징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황희찬 빈 자리에 나상호를 선발로 넣고, 후반 중반 교체멤버 3명을 한꺼번에 투입했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후반 29분 체력 저하 등을 드러낸 원톱 황의조를 비롯해 이재성과 나상호를 빼고, 조규성과 이강인 손준호를 그라운드에 들여보냈다. 교체멤버 모두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골을 넣거나 득점에 관여한 것은 아니지만 3명 모두 후반 추가시간까지 20여분 남짓한 시간 동안 제 몫을 다하고 조커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분석이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성장한 선수답게 볼 간수나 예측불허 드리블 등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 1분도 뛰지 않아 카타르행 자체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루과이전을 통해 월드컵에서 문제 없이 뛸 수 있는 선수임을 알렸다.
조규성은 들어가자마자 슛을 쏘는 등 공격수의 기본적인 움직임을 실천해 2~3차전에선 황의조와 선의의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손준호는 미드필드에서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 우루과이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미드필더에 밀리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2018년 9월 한국에 온 뒤 교체투입을 통한 마땅한 용병술이 없다는 비판을 곧잘 받았다. 선발 11명의 의존하다보니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설 자리가 비좁았다는 얘기다.
평가전에서 교체한도 6명을 다 채우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우루과이전을 통해 벤투호에도 특급 조커가 존재한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우루과이전에서도 이번 월드컵부터 늘어난 교체한도 5명을 다 쓰지 않았지만, 황희찬이 부상 털고 돌아오면 상황은 달라져 5명을 다각도로 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은 가나전에서 승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강인, 손준호, 조규성은 물론 송민규, 백승호, 권창훈 등 승리에 공헌할 수 있는 조커들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벤투호에 조커들이 살아나고 있다. 이들을 통한 용병술이 한국 16강 진출의 새 키워드로 떠올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