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두 경기 다 보여줘야 16강에 갈 수 있다."
손흥민은 2014년 교훈을 잘 알고 있다.
벤투호가 첫 단추를 무난하게 채웠다. 이제 또 하나의 관문을 앞두고 있다. 오는 28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시티 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 가나전을 앞두고 있다.
가나전은 한국이 16강을 가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H조 최강 포르투갈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산술적으론 한국이 3무 혹은 2무1패를 해도 16강에 갈 수 있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1승이 필요하고, 승리를 이룰 수 있는 경기가 가나전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가나전에만 몰두하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다. 결국 남은 두 경기를 다 잘 해내야 16강 티켓을 거머쥐기 때문이다. 8년 전 브라질에서 겪었던 악몽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태극전사들은 브라질 월드컵 앞두고 외부의 따가운 시선에 직면한 상태였다. 그러나 러시아와 첫 경기에서 이근호 선제골을 발판 삼아 1-1 무승부를 거뒀고, 대표팀 분위기도 한결 나아졌다. 다음 상대 알제리를 이기면 충분히 16강을 다툴 만하다는 전망이 불거졌다.
알제리는 꺾을 수 있다는 이른바 '1승 제물론'이었다.
하지만 1차전 벨기에전에서 접전 끝에 0-1로 패한 알제리는 선발 라인업을 싹 바꾸고 달려들어 전반에만 3골을 넣는 등 태극전사들을 신나게 두들겨 결국 4-2 승리를 따냈다.
태극전사들은 공수에서 실수를 계속 연발하며 잠시 조용했던 국민적 분노를 촉발했다. 그나마 대표팀 막내 손흥민이 홀로 분전하며 만회골을 넣고 희망으로 떠올라 위안을 삼았다.
월드컵 데뷔골 넣고도 알제리전 참패와 조별리그 탈락에 울먹였던 기억을 손흥민은 잘 알고 있다.
8년 뒤 마스크를 쓰고 대표팀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우루과이와 비긴 뒤 "16강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두 경기 다 보여줘야 16강 갈 수 있다"며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가나전을 잘 준비하는 것은 맞지만 8년 전처럼 1차전 비겼다고 들뜨거나 덤비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벤투호엔 3회 연속 월드컵에 나서는 선수가 손흥민과 김영권, 김승규 등 3명이다. 각각 주장과 부주장, 주전 문지기를 맡고 있다. 가나전에 집중하되 '제물론' 등은 경계하며 조별리그 2경기를 온전히 치르겠다는 대표팀 분위기가 역력하다.
손흥민 리드 아래 차분하게 가나전을 준비하는 태극전사들의 각오가 든든한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