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헝가리 쇼트트랙을 이끄는 류 사오린 샨도르, 류 사오앙 형제의 중국 귀화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헝가리빙상연맹은 11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사회의 결정을 전달, "두 선수가 귀화를 결심한 데 유감을 느낀다. 규정에 따른 지원금 등을 상환한다면 계약 관계와 의무를 면제하는 등 귀화 요청을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 아버지, 헝가리인 어머니를 두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두 선수는 10대 때부터 헝가리 국가대표에 뽑힌 뒤 지난 베이징 올림픽까지 헝가리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나, 최근 중국 귀화를 추진했다. 자신을 가르치던 중국 출신 장징 코치가 최근 중국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마음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류 형제는 평창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헝가리가 금메달을 딸 때 주역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아울러 류 샤오앙은 지난 2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500m 금메달과 남자 1000m 동메달, 혼성 2000m 계주 동메달을 땄다. 류 사오린 샨도르도 혼성 2000m 계주에서 동메달을 수확했다.
한편, 형 사오린 샨도르는 베이징 대회 때 악연을 맺은 중국 유니폼을 입게 뛰는 기묘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당시 샤오린은 남자 1000m 결승에서 런쯔웨이와(중국)의 몸싸움 끝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심판으로부터 페널티와 옐로카드를 연달아 받으며 실격처리 된 바 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 자신에게 악몽을 안겼던 중국의 오성홍기를 달고 뛰게 되는 묘한 인연의 주인공이 됐다.
두 선수가 귀화에 성공한다면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과 함께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3명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에서 오성홍기를 달고 한 팀으로 뛰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한국 쇼트트랙에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 2021년 중국으로 귀화한 린샤오쥔도 해당 헌장에 따라 베이징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올림픽이 3년 이상 남아있는 만큼, 린샤오쥔과 류 형제의 차기 올림픽 출전은 문제 없을 거라는 것이 국제스포츠계 관측이다.
사진=동생 샤오앙, 1,000m 결승에서 실격 당한 형 샤오린 산도르(AP/연합뉴스)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