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의 만 21세 영건 오원석이 생애 처음 오른 한국시리즈 마운드에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 번의 등판으로 자신에게 붙은 물음표, 데이터의 열세를 지웠고, 시리즈 전적마저도 보기 좋게 뒤집었다.
SSG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SSG는 2승1패로 시리즈 역ㅈ전에 성공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오원석은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처음 경험하는 큰 무대, 떨릴 법도 했지만 1회말 첫 타자 김준완부터 3구삼진으로 돌려세운 오원석은 임지열과 이정후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닝 종료 후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새어나오는 미소를 숨기지 못한 오원석은 "너무 좋아가지고 그랬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첫 등판이고, 뒤에 형들이 있으니 (이)재원 선배님 믿고 열심히 던지자 생각했다. 첫 타자 삼진을 잡으면서 긴장이 풀린 것 같다. 재원 선배님이 리드를 알아서 잘해주셨다. 오래 쉬기도 했고 직구에 힘이 있어서 잘 된 것 같다"고 이날 자신의 투구를 돌아봤다. 비록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려왔지만 "형들도 절대 1-0으로 안 끝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서 믿고 있었다.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얘기했다.
사실 정규시즌에서는 키움전에 약했던 오원석이었다. 선발 3번 포함 7경기 24⅓이닝을 소화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은 8.14에 달했다. 3차전 선발로 오원석 카드가 의외였던 이유였다. 하지만 오원석은 지나간 일은 대수가 아니라는 듯, 이날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오원석은 "자극이라기보다, 워낙 키움전에 안 좋았고 상대 전적이 안 좋다보니 더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정후에게 이번 포스트시즌 첫 삼진을 안긴 것도 '키움전에 약했던' 오원석이었다. 오원석은 "약간 '뭐지?' 벙찐 느낌이었다. 삼진 잡은 게 맞나 이런 느낌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국시리즈 첫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오원석에게는 다음 기회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오원석은 "팬분들이 플레이 하나하나에 환호해주시니까 더 재밌고, 열기도 엄청난 것 같다. 이게 가을야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약 또 나가게 된다면 팀이 이기는 게 1순위이기 때문에, 큰 역할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사진=고척, 박지영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