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최순호 감독에 이어 황보관 감독도 자진 사퇴하며 올 시즌 K리그 사령탑의 주류로 떠올랐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주역들이 쓸쓸하게 지휘봉을 반납하고 있다.
서울은 26일 "황보관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히며 황보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넬로 빙가다 감독 후임으로 서울 사령탑에 오른 황보 감독은 "서울이 표방하는, 승부를 뛰어넘는 팬을 위한 재미있고 공격적인 축구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밝히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그러나 황보 감독의 생각과 달리 서울은 K리그서 1승 3무 3패(승점 6)에 그치며 14위로 추락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나고야 그램퍼스에 조 1위 자리를 내주는 등 부진을 이어갔고 결국 그는 26일 자진 사퇴했다.
20일 전에는 강원 FC를 이끌던 최순호 감독이 4연패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 올 시즌 K리그는 개막 2개월도 안돼 2명의 감독이 짐을 싸는 등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강원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최순호 감독은 '공격 축구'를 표방하며 창단 첫 해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후 도민 구단의 한계를 드러내며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공교롭게도 황보 감독과 최 감독 모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그라운드를 누볐던 주역이란 점이 눈에 띈다.
황보 감독은 이탈리아 월드컵서 스페인을 상대로 시속 114km의 중거리슈팅을 터뜨려 '캐넌 슈터'란 별명을 얻었고 최감독은 당시 프리킥 상황에서 황보 감독에게 공을 살짝 밀어준 인연이 있다.
황보 감독과 최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남에 따라 올시즌 사령탑의 주류로 떠오른 1990년 월드컵 세대는 최강희(전북), 박경훈(제주), 이영진(대구), 황선홍(포항) 등 4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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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