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상황에 따라 투수들의 피칭이 달라지더라. 어린 투수들의 옆에서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해주고 싶다."
배영수 코치가 두산을 떠나 롯데 1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인생 2막을 시작한다. 팀 내 잠재력 넘치는 유망주들이 많은 만큼 이들의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배 코치는 12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팀을 옮기게 된 만큼 준비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마무리 캠프부터 선수들을 지도할 예정이다"라며 "코치는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르친다기보다는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조금씩 수정하고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배 코치는 현역 시절 2000년대 중반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우완 에이스로 이름을 떨쳤다. 2001년 삼성 입단 때부터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2004 시즌 다승왕과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며 커리어에 정점을 찍었다. 2005, 2006년 삼성의 통합 2연패 역시 배 코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2007년 팔꿈치 수술 이후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11-2014 삼성의 통합 4연패 명품 조연으로 기여했다.
이후 한화(2015-2018)를 거쳐 2019 시즌 두산 유니폼을 입고 개인 통산 8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뒤 이듬해부터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했다. 2군 투수코치를 거쳐 1군 불펜코치로 두산 투수들을 지도했고 올 시즌 종료 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5년 연속 가을야구가 좌절된 롯데는 배 코치와 함께 내년 시즌 마운드의 청사진을 새롭게 그리려고 한다.
배 코치가 밖에서 지켜본 롯데는 일단 "150km대 빠른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였다. 다만 승부처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꼬집었다.
배 코치는 "몇몇 투수들을 보면 여유 있는 상황에서는 150km대 직구를 자신 있게 던지는데 타이트한 게임에서 140km 초반대까지 구속이 안 나오는 게 기억난다"며 "점수 차에 따라서 투구 내용에 기복이 크더라. 이런 부분을 함께 보완해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진욱, 최준용 등 어린 투수들이 좋은 공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유망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냉정하게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흰 종이에 그림을 채워 나가듯 발전하길 바란다"며 "올해는 다 끝났기 때문에 새로운 출발 선상에서 A급 투수로 올라설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도움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선수로서 마지막 팀이자 지도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두산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님, 김태룡 단장님을 비롯해 모든 분들이 저를 도와주셨다"며 "덕분에 두산에서 선수들과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 훈련을 하면서 코치로서 많은 걸 배웠다. 정말 감사했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떠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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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