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계속 괜찮다고 하니까 더는 뭐라고 말을 못 했지."
두산 베어스 외야수 김대한은 지난 2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팀이 1-3으로 뒤진 7회초 사구에 맞으며 아찔한 상황이 연출됐다. 보호대를 전혀 하지 않은 오른팔에 공을 맞은 뒤 통증을 호소해 두산 벤치의 우려를 샀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김대한을 대주자로 교체하려고 했다.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손짓으로 김대한에게 들어오라는 손짓을 보냈다.
하지만 김대한은 김주찬 3루 주루코치와 트레이너에게 계속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감독을 향해서도 괜찮다는 시그널을 보낸 뒤 1루로 걸어나갔다.
김대한은 이후 후속타자 허경민이 내야 땅볼로 아웃되면서 7회초가 종료된 뒤에야 더그아웃에 복귀했다. 7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이유찬과 교체돼 게임을 미리 마감했다.
김 감독은 이튿날 김대한의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부터 지었다. "내 마음을 모르고 괜찮다고만 하길래 막을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김대한의 사구 직후 도루 능력이 있는 이유찬을 투입하려고 했다. 김대한 역시 준족이기는 하지만 2점 뒤지고 있는 2사 1루 상황에서 도루를 통한 득점권 찬스를 만들 수 있는 확률은 이유찬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자꾸 들어오라고 하는데 내 뜻이 전달이 안 됐다"며 "도루를 시키려고 이유찬으로 바꾸려고 하는 건데 김대한은 그것도 모르고 계속 괜찮다고만 하더라. 거기서 내가 뭐라고 더 말을 못 했다"고 웃었다.
김대한은 김 감독과의 첫 만남부터 큰 웃음을 선사했었다. 2018년 1차지명 후 정규시즌 홈 최종전에서 시구자로 나섰지만 마운드에서 포수가 아닌 전혀 엉뚱한 곳으로 공을 던져 화제가 됐다. 김 감독은 당시 물을 마시다 박장대소했을 정도로 김대한의 모습을 즐겁게 지켜봤다.
김대한은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46경기 타율 0.231(91타수 21안타) 3홈런 10타점으로 순조롭게 경험을 쌓고 있다.
김 감독도 종종 "김대한이 우리 야수 유망주 중에는 가장 높은 잠재력을 가진 타자"라고 치켜세우며 김대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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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