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윤승재 기자) “(권)희동이 형이 걸어 나갈 것 같은데요.”
5-5로 팽팽하던 10회말 1사 2,3루. 더그아웃에서 다음 타석을 준비하던 오영수가 타격코치에게 말했다. 그리고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권희동이 고의4구로 걸어 나가며 1사 만루가 만들어졌고, 타석에 들어서기 전 타격코치와 재빠르게 의논한 오영수는 2-3 풀카운트에서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신고했다.
그렇게 NC 다이노스는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6-5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NC는 2연패에서 탈출, 5위 KIA와의 격차를 2.5경기에서 2경기로 좁히며 가을야구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다. 박건우의 4안타, 박민우의 3안타, 손아섭의 2타점도 중요했지만, 오영수의 끝내기가 결정적이었다.
만루 풀카운트에서의 끝내기 안타. 오영수는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사실 오영수는 시나리오를 다 알고 있었다. 권희동이 걸어 나갈 것을 예상했고, 자신에게 슬라이더를 비롯한 변화구 승부가 들어 올 것이라고 다 짐작했다. 그렇게 오영수는 자신에게 들어온 슬라이더 2개를 모두 걸러낸 뒤, 마지막 6구 투심을 받아쳐 생애 첫 끝내기 안타로 연결시켰다.
시나리오를 예견한 비결에 대해 묻자 오영수는 ‘전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오영수는 “사실 지난 경기에서 윤정현에게 슬라이더 4개로 삼진을 당한 적이 있다. 그 때도 만루 상황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전적을 바탕으로 키움이 나와 승부를 할 거라고 예상했었고, 희동이 형이 걸어 갈 거라고 예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윤정현과의 승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예상한 것들이 잘 들어맞았다. 오영수는 “나와 직구 승부를 잘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중간에 직구가 하나 있었지만 다 변화구였고, 2-3 풀카운트가 되면서 더더욱 내게 직구가 오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 상대가 풀카운트에서 내가 휘두를 거라 생각하고 변화구를 던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았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오영수는 상대의 투심 변화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공이 바운드가 되는 순간에도 오영수의 마음은 조마조마했다. 상대 우익수가 ‘강견’ 푸이그였기 때문. 하지만 곧 푸이그가 포기하는 모습이 그의 눈에 포착됐고, 그제서야 오영수는 팔을 번쩍 들어 올려 끝내기의 기쁨을 맛봤다. 오영수는 “일단 무조건 내가 끝낸다는 생각을 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맞는 순간엔 제발, 제발이라는 생각으로 뛰었는데 안타가 돼서 너무 신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완성된 생애 첫 끝내기 안타. 하지만 오영수는 자신의 첫 끝내기 안타보단 팀의 승리에 더 기뻐했다. 오영수는 “팀의 승리로 이어지는 중요한 상황에 끝내기 안타를 친 것이 더 기쁘다.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한 상황인데, 이렇게 끝내기 안타를 칠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이다”라면서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오영수는 초등학교부터 NC까지 줄곧 창원에서만 살아온 창원 토박이로, ‘오마산’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지난해 전역 후 올 시즌 제대로 기회를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하는 중. 오영수는 “그동안 경기에 나서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올 시즌 좌절도 하고 기쁨도 맛보고 많은 경험을 하는데, 나중에 올해를 돌아볼 때 유독 많이 성장한 한 해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창원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