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소공동, 윤승재 기자) “아들에게 받는 사인볼이라니, 정말 뜻깊은 선물이네요.”
어머니의 손엔 기념구가 쥐어져 있었다. 아들에게 처음으로 받는 사인볼. 아들 옆에 서서 인터뷰에 나선 어머니는 기념구를 꼭 쥔 상태로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눌렀다.
KT는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더 사이드암 투수 김정운(대구고)을 비롯한 11명의 선수를 뽑아 미래를 밝혔다.
이 중 드래프트 현장에 참가한 내야수 손민석(경남고)과 투수 김건웅(성남고) 가족은 뜻깊은 경험을 했다. 바로 아들이 직접 사인한 야구공을 받는 경험이었다. 프로 지명 직후 한 첫 사인볼, 부모님이 아들의 프로 첫 사인볼의 주인공이 된 셈이었다.
사인 외에도 아들들은 부모님을 향한 특별한 메시지도 담아 의미를 더했다. 김건웅은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었고, 손민석은 ‘성공하겠습니다’라는 짧은 문구로 감사한 마음과 결연한 의지를 한꺼번에 부모님께 전달했다.
이러한 신인 지명 선수들의 사인볼 전달은 KT 위즈 만의 오랜 전통이다. KT는 신인 드래프트마다 구단 로고볼을 준비해 지명 받은 선수가 부모님께 사인볼을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오늘 프로 선수가 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함을 전달하고, 프로 선수로서의 초심과 포부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별한 선물을 받은 어머니들은 그야말로 감개무량이다. 김건웅의 어머니 이현희 씨는 “이런 뜻깊은 자리가 있는지 몰랐다. 아이가 직접 사인을 해준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벌써 이렇게 커서 마음을 부모님께 전달해주는 것이 고마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건웅 역시 “공에다가 처음 사인을 했는데, 누군가에게 주는 것도 남다른데 대상이 부모님이라 뜻깊었다”라고 전했다.
손민석은 특별히 사인 연습도 했다. 공책 한 권을 다 쓸 정도로 사인 연습을 한 손민석은 신중한 손놀림으로 야구공에 사인을 한 뒤 어머니의 손에 꼭 쥐어드렸다. 손민석은 “어머님께 사인공을 드리는데 우시니 죄송했다. 건강히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어머니 변수빈 씨도 “성공하겠다는 문구에 본인의 마음과 각오가 담긴 것 같아 남다르게 다가온다”라며 성장한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한편, 경남고 내야수 손민석은 이번 시즌 고교야구 대회에서 유격수로 활약하며 19경기 타율 0.313(64타수 20안타), 5도루, 14타점, 출루율 0.434의 기록을 남겼다. 손민석은 “KT에 경남고 선배로 신본기 선수가 있다. 옛날에 초등학교에서 캐치볼을 함께 한 적이 있는데 기억에 남아 꼭 만나 뵙고 싶다”라면서 “롤모델은 심우준 선배다. 많이 배우고 싶다”라고 전했다.
성남고 투수 김건웅은 187cm의 큰 키와 94kg의 다부진 체격을 지니고 있다. 이번 시즌 13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00(41⅔이닝 14자책), 이닝당출루허용률 1.26을 기록했다. 김건웅은 “투수로서 키가 큰 것이 제일 큰 장점이고, 제구력이나 변화구 완성도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좋은 것 같다고 어필하고 싶다”라면서 “팀에 손동현 선수를 비롯해 많은 성남고 선배가 계시는데, 선배들과 이강철 감독님께 많이 배워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KT 위즈 제공, 소공동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