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가 길고 긴 '승부차기 잔혹사'에 다시 무릎을 꿇었다.
전북은 25일(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지역 준결승전에서 2-2로 비겼다. 승부차기에서 전북은 실축을 반복하며 준결승에서 패했다.
전북은 전반 11분 만에 마르오 유스케에게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다. 후반 10분 백승호가 송민규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해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 먼저 웃은 건 전북이었다. 연장 후반 11분 교체 투입된 이승기의 낮은 패스를 역시 교체 투입된 한교원이 발을 뻗어 가까운 포스트에서 잘라 넣었다. 그러나 우라와가 연장 후반 15분 카스퍼 준커의 극장 동점골로 따라붙어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 전북은 김보경, 이승기가 연속해서 선방에 막혀 끌려갔다. 박진섭이 침착하게 성공시킨 뒤 이범수가 데이비드 모베리의 킥을 막으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듯했지만, 김진수의 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면서 우라와가 웃었다.
전북은 다시 한번 승부차기 패배에 울었다. 전북은 국내외 대회를 막론하고 승부차기에서 약하다. 전북은 글로벌 이적시장 사이트 트랜스퍼마켓 기준 FA컵과 ACL을 통틀어 승부차기에 총 11번을 참여했다.
2006시즌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시절 FA컵 16강에서 전북은 인천유나이티드를 만났고 득점 없이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제칼로와 김현수의 실축으로 패했다. 이 때를 시작으로 전북은 11번의 승부차기 중 딱 한 번만 승리하고 10경기를 전패했다. FA컵에서 가장 최근 승부차기 대결은 지난 시즌 16강에서 만난 양주시민축구단(K3리그)으로 당시 골키퍼까지 키커로 나서는 혈투 끝에 전북이 패했다.
ACL에선 전북이 그나마 1승을 기록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ACL 16강 BG빠툼(태국)과의 맞대결에서 1-1로 비겨 승부차기로 향했고 송범근이 두 차례 선방을 펼치며 승부차기 첫 승리를 따냈다. ACL에선 특히 지난 2011시즌 홈에서 열린 알 사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 2차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뼈아픈 기억도 있다.
열한 번째 경기였던 이날 경기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던 김보경, 김진수는 1년 전 빠툼을 상대로 모두 성공시켰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다. 이들이 모두 실축해 아쉬움을 삼켰다.
김상식 감독은 유독 승부차기에 운이 따르지 않는 점에 대해 "유독 전북현대가 토너먼트 대회에서 승부차기 승률이 좋지 않다. 저도 선수 시절 승부차기에서 져 본 기억이 있다. 오늘 승부차기에서 진 것이 아쉽긴 하다. 토너먼트 대회에서 승부차기는 언제든 할 수 있기에 준비를 잘하겠다. 아직 K리그와 FA컵이 남아있다. 다가올 포항전을 준비 잘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