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연장 혈투 끝에 석패한 전북현대 김상식 감독이 소감을 전했다.
전북은 25일(한국시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와의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 지역 준결승전에서 2-2로 비겨 연장으로 향했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승부차기에서 전북은 실축을 반복하며 준결승에서 패했다.
전북은 전반 11분 만에 마츠오 유스케에게 선제 실점하며 끌려갔다. 후반 10분 백승호가 송민규가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해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에 먼저 웃은 건 전북이었다. 연장 후반 11분 교체 투입된 이승기의 낮은 패스를 역시 교체 투입된 한교원이 발을 뻗어 가까운 포스트에서 잘라 넣었다. 그러나 우라와가 연장 후반 15분 카스퍼 준커의 극장 동점골로 따라붙어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차기에서 전북은 김보경, 이승기가 연속해서 선방에 막혀 끌려갔다. 박진섭이 침착하게 성공시킨 뒤 이범수가 데이비드 모베리의 킥을 막으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듯 했지만, 김진수의 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면서 우라와가 웃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베트남 예선전부터 일본 본선까지 살인적인 일정 속에 선수들이 120% 노력을 했지만, 결승 진출을 실패해 아쉽다. 결승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위로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계신 팬분들에게도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 경기 초반에 상대 홈 열기 속에 초반 20분간 실점하지 않고 버텨보자 했지만, 위축되며 실점한 부분이 아쉽다. 연장 후반에 역전을 했지만,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패하게 되어 두고두고 아쉬울 거 같다."라며 "2022 ACL 여정이 오늘로서 마무리됐지만, K리그와 전북의 자부심을 끝까지 지켜줬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선수들에게 위로와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전했다.
전북은 3일 간격으로 3경기를 치르면서 총 360분의 연장 혈투를 치렀다. 김 감독은 "여기 와서 3경기 연장 승부를 120분씩 했고, 한국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하고 왔다. 일본 와서 3경기를 120분을 하면서 힘이 들수록 선수들이 더욱더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을 했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일 간격의 경기라 훈련이라든지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경우는 축구 인생에서 한번 할까 말까 한 경험이라 생각한다."라고 감회를 밝혔다.
전북은 이전부터 승부차기에 유독 약했다. 지난 2018시즌 수원삼성과의 ACL 8강 당시 승부차기 패배를 시작으로 다음 시즌 16강에서 만난 상하이 상강에게도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자국 대회에서도 전북은 승부차기에 유독 약해 FA컵 우승 경력이 최근엔 2020년, 딱 한 번에 불과하다. 2000년, 2003년, 2005년 우승이 있지만, 전북이 강팀으로 올라선 시기와는 거리가 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유독 전북현대가 토너먼트 대회에서 승부차기 승률이 좋지 않다. 저도 선수 시절 승부차기에서 져 본 기억이 있다. 오늘 승부차기에서 진 것이 아쉽긴 하다. 토너먼트 대회에서 승부차기는 언제든 할 수 있기에 준비를 잘하겠다. 아직 K리그와 FA컵이 남아있다. 다가올 포항전을 준비 잘 하겠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2007년 성남 일화(성남FC 전신) 소속으로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우라와와 승부차기를 경험한 바 있고 킥을 성공시켰다.
김 감독은 이 경험을 선수들에게 얘기해줬는지 묻자 "선수들이 상대의 방해에 위축이 되는 건 사실이다. 상대의 방해에 선수들의 실수가 있었던 거 같다. 승부차기는 항상 대비는 하고 있었다. 중요한 경기이기에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따라야 한다. 기죽지 말고 고개 숙이지 말고 다음 대회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김보경 선수가 눈물을 보이는 모습을 봤는데 안타깝고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절대 기죽지 말고 앞으로 K리그와 FA컵에 최선을 다해 이겨냈으면 좋겠다. 전북현대는 항상 어려움 속에서 힘든 부분을 이겨냈다. 올해 월드컵이 있어 어려움이 있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낼 한국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겠지만, 홀가분히 털어내라 얘기해 주고 싶다."라고 선수들을 위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