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좌완 영건 허윤동이 13연패의 늪에서 허덕이던 팀을 구해냈다. 말 그대로 '인생투'를 펼치고 사자군단의 구원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허윤동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2차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2피안타 2볼넷 1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고구속 146km를 찍은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공격적인 투구를 펼치며 삼성의 8-0 승리를 견인했다.
삼성은 전반기를 11연패로 마감한 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22일 키움에 2-3으로 졌다. 23일 경기까지 0-6 완패를 당하면서 13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원태인, 데이비드 뷰캐넌 원투펀치를 선발투수로 내세우고도 연패를 끊지 못해 그 충격은 더 컸다.
경험이 많지 않은 허윤동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지만 21살의 어린 청년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강심장이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스스로 다짐했던 무실점은 물론 프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시즌 5승을 모두 챙기고 활짝 웃었다.
지난 2일 NC전 3⅓이닝 7실점, 7일 SSG전 5⅓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삼성의 13연패 기간 편치 못했던 마음의 짐도 이제는 훌훌 털어낼 수 있게 됐다.
허윤동은 경기 후 "무조건 팀이 이겨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한 점도 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다행히 이뤄졌다"며 "긴 이닝을 소화하기보다는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강하게 공을 뿌렸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평소에는 퀄리티스타트에 대한 욕심을 부렸는데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몇 이닝을 던지든 무실점만 생각했다. 특히 백정현 선배님이 퀄리티스타트에 너무 목을 매지 말라고 조언해 주신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팀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생각을 굳게 먹고 등판하기는 했지만 주위 걱정과는 다르게 허윤동은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외려 가장 떨렸던 경기는 루키 시즌 1군 무대 첫등판이었다면서 압박을 이겨내는 내성이 생겼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허윤동은 2020년 5월 2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4피안타 4볼넷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등판을 승리로 장식한 바 있다.
허윤동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긴장했던 경기는 프로 첫 등판이었다. 오늘도 긴장이 안 됐던 건 아니었지만 프로 첫 등판 때만큼은 아니었다"고 웃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