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좌타 거포 유망주 전의산이 데뷔 후 두 번째 한 경기 멀티 홈런을 폭발시키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리그 최고 좌완 셋업맨을 무너뜨리고 '왼손 공포증' 탈출의 발판도 마련했다.
전의산은 15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 6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 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SSG의 4-1 승리를 견인했다.
전의산은 2회말 첫 타석부터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쳐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팀이 1-1로 맞선 4회말 1사 1루에서 키움 선발투수 정찬헌을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시즌 6호 홈런을 기록했다.
전의산의 방망이는 SSG가 3-1로 앞선 8회말 또 한 번 불타올랐다.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키움 좌완 김재웅을 울리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김원형 SSG 감독은 경기 후 "전의산의 활약을 칭찬해 주고 싶다"며 스물두 살 어린 타자가 만들어 낸 값진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전의산은 지난달 8일 1군 데뷔전을 치른 뒤 이날까지 시즌 타율 0.341(91타수 31안타) 7홈런 24타점 OPS 1.098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콜업 전까지 2군에서 31경기 타율 0.255(110타수 28안타) 6홈런 19타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을 찍고 있다.
다만 약점도 뚜렷했다. 이날 김재웅에 홈런을 뽑아내기 전까지 좌투수에 15타수 1안타 타율 0.067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 감독은 상대 선발투수가 좌완일 경우 전의산이 자신감을 잃을까 우려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무섭게 성장 중인 전의산은 좌완 공포증을 이겨냈다. 6회말 이승호에게 자신 없는 스윙으로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에서 김 감독과 정경배 타격코치의 격려로 다시 마음을 다 잡았고 8회말 김재웅을 상대로 짜릿한 손맛을 봤다. 김재웅은 올 시즌 좌타자에 피안타율 0.148, 장타 허용도 2루타 한 개뿐이었던 '좌승사자'였지만 전의산이 첫 피홈런의 아픔을 안겨줬다.
전의산은 "(이) 승호 형에게 삼진을 먹고 더그아웃에 돌아왔는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자신 있게 치라고 하셨다"며 "김재웅 선배를 상대할 때는 4회말 홈런 타석처럼 확실하게 내 스윙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마침 또 좋은 홈런이 나왔다"고 웃었다.
또 "좌투수 상대 스트레스가 있기는 했지만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이 아직은 제가 경험이 많이 필요한 거라고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며 "부담 없이 자신 있게 하라는 조언을 듣고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면서 잘 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팀 내 다양한 유형의 좌타자들이 많은 것도 전의산에게는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추신수, 한유섬 등 거포들과 정교함이 돋보이는 최지훈, 박성한을 보면서 장점을 배우려고 노력 중이다.
전의산은 "추신수 선배님, 한유섬 선배님, 성한이 형, 지훈이 형이 타격하는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며 "그래도 가장 뺏고 싶은 능력이 있다면 좌투수를 상대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하고 약점 극복을 다짐했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