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어~이 빠른 발!”
원정 더그아웃을 지나 LG 라커룸으로 이동하던 이재원을 박민우(NC)가 불러 세웠다. 잠실야구장의 홈 더그아웃은 1루지만, LG 라커룸이 3루 방향에 있어 3루 원정 더그아웃 뒤를 지나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 그러던 중 박민우의 레이더에 이재원이 걸렸다.
지난 경기의 고의낙구 때문이었다. 4회말 1사 상황이었다. 문보경이 우전 안타로 출루한 상황서 다음타자 이재원의 타구가 크게 치솟으며 내야 뜬공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를 쫓아가던 박민우가 ‘일부러’ 공을 놓쳤다. 그리고 2루로 공을 던져 1루로 귀루하던 주자 문보경을 잡고 이재원을 출루시켰다.
이튿날 만난 박민우에게 고의낙구 여부를 묻자, “고의낙구가 맞다”라고 답했다. 이유는 “이재원이 문보경보다 덜 빠를 것 같아서”였다. ‘잠실의 빅보이’라 불릴 정도로 한 방이 있는 이재원이기에, 주루 스피드는 빠르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 순간 들었다. 이재원보다는 문보경을 잡는 것이 더 유리하겠다는 판단에 고의낙구를 택했다.
이에 이재원은 경기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발이 느리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박민우도 해당 기사를 봤다. 그리고 이튿날, 기자와의 인터뷰 도중 이재원이 지나가자 “빠른 발!”이라고 외치며 그를 불러 세웠다. 공교롭게도 고의낙구의 주인공 문보경 역시 같이 있던 상황. 박민우는 문보경과 이재원을 번갈아 가리키며 “누가 더 빠른 거야?”라고 물으며 장난을 걸기도 했다. 결국 박민우가 내린 결론은 “둘 다 비슷하다”였다.
사진=잠실,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