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05 00:37 / 기사수정 2007.10.05 00:37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1993년 한국 프로야구에 입문한 이래 천부적인 야구 센스로 '야구천재'라는 명성을 자랑했던 이종범(37. KIA 타이거즈). 90년 야쿠르트 스왈로즈 입단 이후 일본야구 최고 포수로 자리매김했던 후루타 아쓰야(42. 야쿠르트 감독 겸 선수).
이들의 2007' 시즌은 '굴욕의 해'였다. 이종범은 .174 1홈런 18타점(4일 현재)의 부진한 성적으로 팀의 사상 2번째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노무라 카즈야(72. 현 라쿠텐 감독) 이후 선수 겸 감독이라는 특별한 지위에 있던 후루타는 팀의 리그 5위 추락으로 지난 9월 18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종범과 후루타의 굴욕. 이는 KIA와 야쿠르트가 가진 문제점이 유사하게 맞물려 있어 더욱 대비된다. KIA와 야쿠르트 모두 상대적으로 젊고 유능한 투수들을 보유했지만, 타선은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거나 세대교체를 시도 중이다.
그리고 올 시즌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증거가 성적으로 드러났다.
KIA, '유망주를 어떻게 믿어?'
KIA는 지난 8월 임의 탈퇴가 된 김진우를 제외하더라도 유망한 투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 7승 18패 평균자책점 3.78로 분투한 윤석민(21), 세이브 기회를 상대적으로 많이 얻지 못했던 한기주(20), 계투진에서 많은 기회를 잡았던 잠수함 손영민(20) 등 잠재력 있는 젊은 투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구슬이 많아도 꿰어야 보배인 듯, 투수진을 꿰어 줄 확실한 중심축은 없었다. 위에 언급된 투수들 외에는 갑작스런 부상이나 감독의 신임을 확실히 얻지 못한 이유로 1,2군을 오르락내리락하기 바빴다.
투수진에서 중심축이 확실히 떠오르지 않았다면 코칭스태프가 확실히 다 잡아 줘야 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KIA의 투수진이었다.
타선은 어떠한가. 이종범은 1할대의 빈타에 허덕이며 빈축을 샀고 전지훈련에서 손바닥 골절 부상을 당한 심재학(35)도 제 몫을 못했다. 부상이 없다면 큰 힘이 되었을 홍세완(29)은 시즌 중반 무릎 십자인대 파열로 시즌 아웃 되었다.
이재주(34)와 김종국(34)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며 팀의 최하위 추락을 막지 못했다.
KIA는 타자 유망주도 많았다. 이용규(22), 이현곤(28)외에도 경남상고(현 부경고) 시절 '제2의 이병규'로 각광받았던 김경언(25)도 있었고 대학 시절 명성을 떨쳤던 최훈락(25), 이호신(23)에 '거포 유망주'로 손꼽혔던 김주형(22)도 있었다.
물론 김주형의 경우는 시즌 중 예상치 못했던 교통사고로 인해 올 시즌 기량을 피우지 못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유망주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면서 믿고 맡기는 모습도 찾아 보기 힘들었다.
부진하면 다시 베테랑을 중용했고 그만큼 세대교체와 신예 발굴은 멀어졌다.
KIA의 최하위 추락은 누구를 탓할 이유가 없다. 팀이 세대교체 포인트를 수 차례나 외면해버렸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창단 이후 두 번째 최하위라는 오명은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나 다름 없다.
야쿠르트, '이와무라가 잘하긴 잘했군'
야쿠르트 또한 비슷한 이유였다. 야쿠르트의 마운드는 젊고 유망했다. 후지이 슈고(30), 이시카와 마사노리(27), 타테야마 슈우헤이(26), 다카이 류헤이(23), 가와시마 료(26) 등 다른 팀에 비해서는 주력이 되어야 할 투수들이 젊은 편이다.
그러나 올 시즌 야쿠르트의 마스크는 후루타가 아닌 후쿠카와 마사카즈(31)가 주로 썼다. 성실한 포수이긴 하지만 과감성 면에서나 안정성 면에서나 후루타에 비할 바가 못 되었다.
결국, 후루타 감독은 젊은 투수가 들어갈 계투진 한 자리에 백전노장 기다 마사오(39)의 출장횟수를 늘릴 수밖에 없었다. 모두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로 배터리를 구성하긴 싫었던 것이다.
또한, 왼손 마무리 이시이 히로토시(30)는 지난 시즌 받은 어깨 수술로 올 시즌 제 몫을 못했다. 왕년의 마무리 다카츠 신고(38), '꽃미남 광속 투수' 이가라시 료타(28)도 기대에 못 미쳤다.
야쿠르트의 타선은 어떠한가. 지난 시즌 39홈런을 때려냈던 애덤 릭스(35)가 부상으로 빠진 것은 애런 가이엘(34)이 .242 32홈런 75타점으로 어느 정도 메웠다. 타율이 저조했으나 가이엘이 23개의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는 등 .375의 출루율을 기록한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지난 시즌 후 템파베이 데블레이스로 건너간 주포 이와무라 아키노리(28)의 자리였다. 리드 오프 아오키 노리치카(25)와 외국인 주포 알렉스 라미레스(33)에 가이엘까지 치고 나가도 그 뒤를 받치며 기세를 올려 줄 선수가 없었다.
이와무라의 3루 수비는 전천후 내야수인 시로이시 노리유키(35)가 메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와무라의 빈자리는 타석에서 크게 다가왔다. 호타호수의 유격수 미야모토 신야(37)는 나이가 너무 많았고 장타력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시로이시의 방망이는 너무 빈약했다.
타격이 가장 컸던 것은 하타케야마 가즈히로(25)가 전혀 도움이 못 되었다는 점이다. 그간 보여준 능력도 일천했고 기회도 자주 찾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기회를 잡은 상태에서도 하타케야마는 제 역할을 못했다.
야쿠르트가 단순히 생각했을 때 느껴지는 후회는 3루 수비가 가능했던 외국인 타자 그렉 라로카(35. 현 오릭스)를 방출한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와무라의 대체자를 육성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이와무라는 2005' 시즌부터 메이저리그 진출이 꿈이라며 입버릇처럼 이야기해왔다. 그러한 선수의 심중을 알고 있었음에도 야쿠르트는 그 대체자 육성에 소홀했다. 이것이 올 시즌 야쿠르트가 추락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사진=엑스포츠뉴스@지병선 기자, 야쿠르트 스왈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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