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NC 다이노스 베테랑 외야수 전민수(33)와 투수 손정욱(31)이 18일 은퇴했다.
두 선수는 18일 마산 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퓨처스리그 KIA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를 끝으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두 선수는 8회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 마지막 아웃카운트와 타석을 소화했다. 손정욱은 8회초 2사 상황서 이주형과 교체돼 마운드에 올라 타자 한 명을 상대했고, 전민수는 8회말 2사 상황서 오승택의 대타로 출전해 한 타석을 소화한 뒤 9회말 수비도 함께 했다. 손정욱은 삼진으로, 전민수는 땅볼로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두 선수는 NC 퓨처스팀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소감을 전했다. 손정욱은 "마지막 공을 던진 후 심장이 뛰었다. 후배, 선배 형들이 진심으로 박수를 쳐줘서 너무 기뻤고, 함께 박수를 쳐준 KIA 선수단에도 감사하다. 우승했을 때보다 오늘 이 순간이 더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전민수 역시 "항상 대타로 많이 나갔는데, 나갈 때마다 '마지막, 오늘의 마지막 타석이다'라고 생각하고 나갔다. 오늘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라면서 "실감이 사실 안 난다. 오늘이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감독님이 고생했다고 포옹을 해주시고 같이 뛴 선수들이 크게 박수 쳐주고 소리를 내어주었다. 눈물이 났는데 참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 것에 대해 손정욱은 "선수를 빨리 그만둔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마음이 편하고 제2의 인생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라고 이야기했고, 전민수 역시 "(손)정욱이와 같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 같이 마무리할 수 있어 기쁘다.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기에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NC에서의 기억도 이야기했다. 전민수는 "NC에 와서 첫 타석과 지난 시즌 만루홈런(2021년 9월 14일 창원 키움전)을 때린 것이 생각난다. 10살 때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 쳐본 만루홈런이었다"라고 전했다. 손정욱은 "1군 첫승이 기억에 남는다. NC에 지명이 되고 1군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받아 이런 기록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손정욱은 첫 승 인터뷰 때 '이제'라는 말을 많이 써서 '손이제' ,'손나우(NOW)'라는 별명도 생겼다. 손정욱 역시 이 별명이 각별했다고 이야기했다. 아울러 전민수가 만루홈런을 친 날 손정욱도 '마지막' 1군 승리를 거뒀다. 손정욱은 "(전)민수 형이 만루홈런 친 날, 나도 6년 만에 1군 승리투수가 돼서 의미가 더 컸다"라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전민수는 야구인생을 돌아보며 고마웠던 분들에 대한 질문에 이동욱 전 NC 감독과 조범현 전 KT 감독을 언급했다. 전민수는 "(지난해) 이동욱 감독님이 불러주셔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감독님이 격려해 주시고 뒤에서 항상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감독님께도 고생하셨다고 이야기 드리고 싶다"라면서 "그리고 이름을 알리게 해주신 kt 소속 때 조범현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잘하는 선수는 아니었지만 열심히하는 그 모습 하나 보시고 기회를 주셨다. 그 모습을 믿고 기회를 주셨다. 1군에 뛸 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정욱은 여주대 시절 이국성 감독을 꼽았다. 손정욱은 "이국성 감독님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야구하면서 제일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여건을 만들어주셨다. 그리고 감독님 덕분에 높은 순위에 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라며 감사해 했다.
마지막으로 함께 했던 2군 선수들에게도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손정욱은 "올해 환경적으로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나 시스템 적으로도 어느 구단보다 훨씬 좋다 생각한다. 많이 공부하고 코치님들을 찾아가서 물어봤으면 좋겠다"라면서 "개인적으로 올해 우리 투수 파트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여기 있는 선수들도 기회를 받고 충분히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적으로 훨씬 좋아졌으니 선수들이 더 열심히 공부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전민수는 "땀 흘리며 함께 운동했던 후배들이 최선을 다해서 뛰어주고 있다. 나이 차이가 나지만 나한테 찾아와서 물어봐 주는 후배들이 많았고 고마웠다"라면서 "15년의 프로생활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자신이 이름이 박혀있는 유니폼이 부끄럽지 않도록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격려했다.
한편, 전민수는 2008년 히어로즈에 입단해 KT 위즈(2016~2018년), LG 트윈스(2019~2020년)를 거쳐 2021년부터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하며 통산 335경기 타율 0.263, 7홈런, 68타점, 9도루 기록을 남겼다. 특히 올 시즌엔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진 외야를 책임지며 맹활약했고, 주자 있는 상황서 타율 0.353, 대타 타율 0.500을 기록하는 등 대타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주전 외야수들이 복귀하면서 2군으로 내려간 전민수는 곧 현역 은퇴를 결정하며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정욱은 2013년 NC가 1군 합류했을 때부터 함께 했던 창단멤버 중 한 명이다. NC에서만 150경기에 출전해 4승 2패 1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다. 데뷔해인 2013년엔 안정적인 제구와 공격적인 피칭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이듬해엔 67경기에 나서 데뷔 첫 승과 함께 팀내 최다 홀드(16개, 리그 5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후 허리 통증으로 주춤하며 긴 시간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그는 2020년 좌완 불펜 자원으로 5년 만에 복귀했으나 결국 2022년 은퇴를 결정했다.
사진=NC 다이노스 퓨처스팀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