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가 올 시즌 개막 후 최장 시간 혈투에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산과 SSG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팀 간 4차전에서 연장 12회말 접전 끝에 9-9로 비겼다. 장장 4시간 50분 동안 게임이 이어졌지만 승자는 없었다.
기선을 제압한 건 SSG였다. 1회초 1사 1·2루의 찬스에서 4번타자 한유섬이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2-0으로 먼저 앞서갔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오태곤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3-0의 리드를 잡았다.
두산도 1회말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1사 1루에서 4번타자 김재환의 1타점 2루타로 한 점을 만회해 3-1로 점수 차를 좁혔다.
SSG는 강공으로 응수했다. 2회초 무사 1·2루에서 최지훈의 번트 때 두산 포수 박세혁의 송구 실책을 틈 타 2루 주자가 득점하면서 4-1로 달아났다. 이어 1사 만루에서 케빈 크론의 1타점 희생 플라이, 박성한의 1타점 적시타, 김민식의 2타점 적시타로 스코어를 8-1로 만들고 게임 초반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두산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말 선두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의 2루타와 정수빈의 1타점 적시타를 발판으로 반격을 시작했다. 6회말 1사 1·3루에서 페르난데스의 1타점 2루타와 정수빈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의 득점, 김민혁의 1타점 적시타 등을 묶어 8-5까지 따라붙었다.
SSG도 7회초 다시 도망갔다. 1사 3루에서 추신수가 투 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박유연의 부상으로 급하게 포수 마스크를 쓴 두산 내야수 김민혁이 공을 포구하지 못하면서 낫 아웃 상황이 됐고 그 사이 3루 주자 김민식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9-5로 격차를 벌렸다.
SSG 쪽으로 넘어가는 듯했던 분위기는 8회말 두산 공격에서 또 한 번 요동쳤다. 선두타자 페르난데스의 안타와 홍성호의 볼넷 김민혁의 안타로 만루 찬스를 잡은 뒤 투수 윤태현의 보크, 안권수의 1타점 적시타, 조수행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 등을 묶어 순식간에 9-8 한 점 차가 됐다.
두산은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김재호의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로 경기 시작 3시간 38분 만에 9-9 동점의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마지막 결승타는 어느 팀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SSG가 연장 10회초 2사 2루, 두산은 10회말 2사 2·3루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SSG는 최민준이 연장 10회부터 12회까지, 두산은 홍건희가 11, 12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면서 무승부로 경기가 종료됐다.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는 1⅔이닝 8볼넷 8실점(3자책)으로 무너졌지만 불펜투수들의 역투와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모면했다. 두산 내야수 김민혁은 경기 중 포수들의 교체와 부상 속에 급히 마스크를 쓰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투수들을 리드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반면 SSG는 불펜투수들의 집단 난조 속에 아쉬운 무승부를 거두게 됐다. 1회 3득점, 2회 5득점 이후 단 한 개의 적시타도 터지지 않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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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