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연승과 더불어 고무적이었던 부분은 선수들의 활약상이다. 그중에서 박찬호(27)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박찬호는 지난 26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 경기에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리드오프 임무를 맡은 박찬호는 타선의 선봉에 서서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여기에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KIA가 추구하는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박찬호가 이행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점은 박찬호의 공격성이다. 그동안 박찬호는 통산 타율 0.234 OPS 0.581을 기록하며 타격이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홍백전 멀티히트에 이어 연습경기에서 3안타를 폭발하며 팀 타선에서 가장 뛰어난 타격감을 선보였다. 특히 박찬호는 자유자재로 배트를 컨트롤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빠른 타구를 만들었다. 이 부분에 박찬호는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박찬호는 5~6kg 체중을 불렸다. 그는 "체격이 변했고 근육량이 많이 늘었다. 캠프에 들어가기 전에 혼자 운동을 하며 이 부분을 준비했다. 겨울에 했던 트레이닝 효과가 확실히 좋았다. 원하는 만큼의 체중과 체지방량 그리고 근육량을 얻었다"라고 설명했다.
타격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 박찬호는 야구 천재를 떠올렸다. 그는 "이종범 선배님을 봤을 때 저보다 체구가 마르셨다. 코치님께 들었을 때 체중이 60kg 후반에서 70kg 초반대였는데도 홈런 30개를 치셨다.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고 거기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종범은 유격수로 뛰었던 1997년 커리어하이인 30홈런을 터트리며 리그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군림했다. 공격에 갈증이 난 박찬호는 대선배의 업적을 가슴에 새기며 기량 발전을 꿈꾸고 있다. 탁월한 수비력에는 못 미쳐도 타격에서 평균 정도의 생산력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는 강력한 대항마 김도영이 나타난 만큼, 더 이상 주전 유격수는 보장된 자리가 아니다. 박찬호도 경쟁을 인지하고 있다.
"전에는 몸 상태도 그렇고 코치님들의 가르침을 습득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지금은 경험도 많이 쌓였고, 투수들과 결과를 떠나서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생각이 머릿 속에 있다. 신체적으로도 많이 성장했고 여러모로 정말 잘해야 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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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