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현세 기자) "어릴 때 아버지와 놀러 다닌 곳이었어요."
가동초, 잠신중, 경기고를 졸업한 강진성(28·두산 베어스)은 아마추어 시절 서울 밖으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스스로 "서울 토박이"라고 말한다. 어느 팀에서 뛰든 프로 무대를 밟는 데 절실했던 그는 첫 팀 연고지인 창원 생활도 아무 탈 없이 적응했고, 2020년에는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 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14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그래도 본가에서 가족과 지내며 출퇴근할 수 있는 지금은 심적으로 더욱 편하다. 강진성은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NC로 이적한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2일 두산의 2022년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만난 그는 "그동안 창원에서는 나 혼자 생활했지만, 비시즌 동안 집에서 야구장으로 출퇴근해 보니 좋더라"고 말했다.
두산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 잠실야구장은 강진성이 어린 시절 꿈을 키운 장소다. 그는 아버지 강광회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을 따라 야구장에 다녔다고 한다. 우연히도 집에서 가장 가깝고 어릴 적 꿈을 키운 그 장소에서는 커리어 달성 당시 타율 0.317, 2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2로 강했다. 프로 입단한 지 10년 만에 고향팀 그라운드를 밟는 그는 "서울 토박이다 보니 편했던 것 같다"고 웃으며 "어릴 때 아버지와 놀러 다닌 곳이었고, 타석에서도 공이 잘 보였다"고 돌아봤다.
강진성은 아버지와 추억을 쌓은 장소를 한 번 더 회상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비번인 날이면 잠실야구장에 가곤 했다. 두산과 LG 트윈스 경기를 두루 봤다. 야구장에 가서 본 선수들은 정말 멋졌다. 그러면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두산에 온 지금은 어릴 때부터 팬이었던 (김)재환이 형이 훈련하는 모습을 유심히 본다. 형이 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진성은 새로운 팀에서도 아무런 문제 없이 적응하고 있다. 1살 차이로 나이 터울이 크지 않은 김인태(27)와는 경쟁 구도 속에서도 더욱 친해졌다. 그는 "주위에서 내가 잘 적응하도록 많이 도와 준다"며 "친구들과 후배들도 정말 착하다. (같은 보상선수 사례인) (강)승호와 (박)계범이와도 서로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며 장난도 친다. 보상선수라는 말을 들으면 부담도 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점도 있다. 어쩌면 나태해질 수 있었는데도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